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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용과 떠나는 역사여행<46> 조선 5대 궁궐

서울에 궁궐이 5개나 있어요?
경복·창덕·창경·경희·경운궁 모두 도성 안 모여
세계유산 창덕궁 후원엔 규장각·부용정·주합루

2019년 04월 14일(일) 12:57
창덕궁 후원에 있는 규장각 2층 건물인 주합루. 1층은 왕실의 도서를 보관하는 규장각이고, 2층은 열람실이었는데, 이 열람실을 주합루라고 한다.
창덕궁 후원에 조성된 인공 연못과 열 십(十)자 모양의 정자 부용정. 조선시대 왕이 과거에 급제한 이들에게 주연을 베풀어 축하해 주던 장소로 ‘부용’은 연꽃을 뜻한다.




저는 역사체험학습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주 프로그램을 만들어 광고하고 참가자를 모집해 주제 여행을 떠나지요. 어느 지역을 가장 많이 갔을까? 우리나라 어느 곳에 역사유적이 가장 많을까를 생각해 보면 답이 있을 것 같습니다. 경주나 아님 다른 지역을 생각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현재 우리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이전 조선왕조의 도읍이었던 서울을 가장 자주 찾습니다. 서울은 조선의 시작과 흥성, 시련과 재기, 그리고 멸망까지 500년 역사가 있는 곳입니다. 조선시대 이야기만으로도 서울은 갈 곳이 가득하고, 특히 조선의 5대 궁궐인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경운궁(덕수궁) 모두가 도성 안에 모여 있습니다.





1392년 이성계가 고려를 뒤엎고, 고려 궁궐에서 새왕국을 선포합니다. 이전 왕조 고려 역사가 475년입니다. 새왕조 조선이 이전 왕조 도읍에서 통치하기가 쉽지 않았겠지요. 새왕궁 터 한양에 종묘사직과 경복궁을 지어 천도합니다. 1394년 10월 28일입니다. 지금 서울특별시에서 정도(定都) 몇 년 하면서 이벤트 삼는 년도의 기준이고, 서울 시민의 날이 바로 이 날입니다.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기 전 부인에게서 낳은 자식들, 개창조 왕비와 그 자식들, 목숨을 걸고 새왕조를 열었던 신하들. 이성계 당대에 왕위를 둘러싼 싸움은 왕자들의 죽음에까지 이르고, 등떠밀려 2대왕에 오른 정종은 왕위 다툼에 회의를 느껴 이전의 터전인 개경으로 옮겨갑니다. 이어 왕자의 난의 주역인 조선 3대 태종은 한양으로 재천도하면서 왕자의 난의 장소인 경복궁을 피하려, 새로운 궁궐 창덕궁을 짓습니다. 이로부터 한양에 두 궁궐이 정궁과 이궁형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궁궐은 임금이 업무를 보고 직계 가족들이 생활하는 곳입니다. 세자를 제외한 왕자와 공주들은 결혼후 궁궐을 떠나 살지만, 왕이었던 남편을 잃은 대비들은 그대로 궁궐에 머물렀기에 그들을 위한 공간으로 창덕궁 옆에 창경궁이 지어집니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세 개의 궁궐이 공존했습니다.

건국 후 정확히 200년이 흐른 뒤 일어난 큰 시련 임진왜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모두 불에 탑니다. 국경끝 의주까지 피난갔던 왕이 돌아오니 머물 곳이 없습니다. 왕족의 집을 빌려 임시궁궐로 삼습니다. 임금인 선조는 지금의 덕수궁 자리에, 세자 광해는 지금의 경희궁 자리에서 그 두 곳도 궁궐이 되고, 임진왜란이 끝나고 정식 궁궐로서 창덕궁이 복원됩니다. 임란 후 내내 폐허로 남겨졌던 조선 첫 궁궐인 경복궁은 고종때에 와서야 왕권 회복의 기치를 내걸었던 흥선대원군에 의해 다시 지금의 규모로 재건됩니다. 이로써 5개의 궁인 경복, 창덕, 창경, 경희, 경운궁이 존재했지만, 나라는 차츰차츰 일제에 빼앗기면서 궁궐 역시 그 역할이 없어지게 되지요.

이전의 왕이 없어진 현대 민주시대에 궁궐은 관광지로서 기능을 합니다. 서울 5대 궁궐이 함께 묶여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면 좋으련만, 궁궐 중 창덕궁이 유일하게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5대 궁궐 중 저는 경복궁을 가장 자주 찾습니다. 첫 궁궐이기도 하고, 궁궐에서 전해지는 웅장함이 들어있어 역사여행 참가자들에게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창덕궁을 제일 좋아합니다. 조선 임금이 가장 많이 머물렀다는 창덕궁에도 궁궐 위엄과 관련된 여러 꺼리가 있지만, 창덕궁은 후원이 있음으로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후원에 뭐가 있는데요? 후원에 바로 들어서면 정조임금의 규장각이 있습니다. 규장각이 한옥 건물로 덩그라니 홀로 있지 않고, 주합루라고 하는 2층 건물에 그 앞은 맑은 못이 넓게 펼쳐 있으며, 부용정이라는 정자가 마주 보고 있습니다. 건물이 못에 비쳐지는 모습 자체가 하나의 그림입니다.

애련지, 의두합, 불로문, 연경당, 관람정, 존덕정 등을 지나 옥류천에 이르면 조그마한 건물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교실 한 칸 크기의 논이 있습니다. 왕이 직접 농사를 지었던 곳이고, 지금도 벼를 키워 쌀생산을 합니다.

후원은 보호차원에서 매시각 정해진 인원만 들어갈 수 있어 미리 예약해야 합니다. 창덕궁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고, 정해진 시간에 후원해설사를 따라서만 관람이 가능합니다. 헌데 예약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꽃피는 봄날과 단풍이 들어가는 늦은 가을이면 예약 시스템 오픈하자마자 바로 마감됩니다. 이 글 쓰는 시간 홈페이지 들어갔더니 전체 매진입니다.

그래도 들어갈 수 있는 방법 하나. 인터넷 예약과 함께 일정 수량은 현장 판매합니다. 문 열기 전 일찍 가서 문 열 때까지 기다리면 됩니다. 그 정도 수고 들일 만 하니 서울 가실 일 있음 창덕궁 후원 꼭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체험학습 동행(historytour.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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