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제39주년 기념식이 끝났다. 참으로 다사다난 했던 39주년이었다. 그 중심에 자유한국당과 보수세력으로 지칭되는 극우집단이 있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오지말라'는 광주시민의 울분에도 불구 부러 광주를 찾았다. '오려거든 해야 할 일을 하고 오라'는 요구는 무시한 채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을 위해 광주행을 강행했다. 국립묘역 입구에서부터 시민들의 극렬한 저항에 부딪히고, 퇴장하면서까지 갖은 고초(?)을 겪었지만 그의 의도는 성과를 거두었는지 모른다. 지지세력인 보수세력에 광주에서 핍박(?) 받는 모습을 보여주고, '우리끼리 결집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의도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광주는 아프고 아프다. 최대한 자제하려 애쓰고 애를 썼지만 가슴속에서 흘러내리는 피맺힌 울분은 감출 길이 없다. 더욱이 이날 광주시민을 고통스럽게 한건 극우세력의 금남로 집회다. 가해 세력과 정서적 궤를 같이 하는 극우세력이 감히 도청 앞에서 집회를 하다니 대명천지에 이런 비통함은 없었다.

지난 38년 동안, 심지어 가해자인 전두환정권 하에서도 이런 일은 없었다. 하물며 5·18정신과 촛불혁명으로 탄생했다는 문재인 정권 하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피를 토하는 심정이다. 도대체 도청 앞 금남로가 어떤 곳인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목숨 바친, 이나라 민주주의의 심장 같은 곳이 아닌가. 그런 곳에서 영령들을 조롱하고 그 정신을 폄훼·왜곡하는 집회가 벌어지다니 한숨이 나온다. 명백한 진상규명과 처벌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 같은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내년 40주년엔 이 모든 것들이 완결돼 영령들이 편히 잠드는 날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