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입주를 실시한 광주 동구 한 아파트 안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 옆에 쓰레기장이 설치돼 입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특히 쓰레기 더미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놀이터를 찾은 아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으며, 쓰레기장이 설치된 도로가 소방도로라는 게 알려지면서 소방법 위반소지도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오후 광주 동구 산수동에 있는 M아파트.

최근 완공돼 입주가 시작된 지 얼마 안된 아파트여서 깨끗한 단지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말 입주가 완료됐으며, 1,074세대가 거주할 수 있는 대단지를 이루고 있다.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단지 내에 조성된 어린이놀이터가 자리잡고 있다. 그네·미끄럼틀 등이 설치돼 있고, 바닥은 아이들이 넘어져도 다치지 않도록 우레탄 소재로 만들어져 있었다.

하지만 아파트 건물과 어린이 놀이터 사이에 쓰레기장이 설치되면서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쓰레기장은 분리수거를 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으로 관리되고는 있지만, 쓰레기장 밖으로 버려진 스티로폼이나 음식물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어 심한 악취가 나고 있었다.

게다가 119 소방차 전용도로 위에 설치돼 화재나 안전 등에 취약하고, 소방법 위반소지도 있다는 게 주민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2월 개정된 소방기본법 제21조의 2의 ‘소방자동차 전용구역 등’에 따르면 1항에는 ‘건축법’ 제2조 제2항 제2호에 따른 공동주택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동주택 건축주는 제16조 제1항에 따른 소방활동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공동주택에 소방자동차 전용구역(이하 ‘전용구역’이라 한다)을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같은 법 2항에는 누구든지 전용구역에 차를 주차하거나 전용구역에의 진입을 가로막는 등의 방해행위를 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모 소방서 관계자는 이같은 조항은 신설된 소방기본법인 만큼 소급적용은 안되겠지만, 올해 완공돼 입주를 시작한 M아파트의 경우 소방도로를 신설하고 소방차 전용구역 진입을 가로막는 행위가 있을 경우 직접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소방법 위반소지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입주민 송 모씨(61)는 “아파트 단지는 큰데 주차공간이나 쓰레기장 시설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소방도로 위에 쓰레기장을 짓는 것도 모자라 그 바로 옆에 어린이 놀이시설이 마련된 곳이라면 더더욱 옮겨야 할 이유가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놀이터를 이용 중이던 이 모군(5)은 “친구들과 놀고 있는데 바로 옆 쓰레기 수거공간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면서 “차라리 친구들과 놀 때는 놀이터보다 아파트 뒤편 공터에서 자주 놀게 된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아파트 시공사 관계자는 “이미 준공됐기 때문에 현재 아파트 소유권은 아파트 조합원들에게 넘어간 상태다”며 “준공 이전이라면 이동할 수도 있고, 방향을 바꿀 수도 있겠지만 준공허가가 떨어지고 입주까지 마친 상태라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또 다른 민원이 발생할 우려도 있고, 분리수거 장소로 옮길 곳도 마땅치 않다”며 “소방도로 위에 설치된 분리수거 시설물 설치 건에 대해서는 소방차 진입이 가능하고, 차량방향을 바꾸는 등에 장애가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종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