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의식한 정치권 이합집산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이른바 평화·바른미래당 중심의 야권발 정개개편이 그것으로, 핵심은 '제3지대 창당론'이다. 평화당 비당권파 의원들과 바른미래당 호남계 및 국민의당 출신의원들이 제3지대에서 만나 신당을 창당하고, 호남출신 무소속 의원들이 가세하는 시나리오다. 이를 통해 내년 총선에서 '거대 기득권 양당체제를 혁파하고 오로지 민생과 국가경제만 생각하는 제3 정치세력을 태동 시키겠다'는 것이 내건 명분이다. 평화당내 신당창당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박지원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7~8월 중에는 어떤 결사체가 구성 될 것"이라며"제3지대에서 새로운 인사를 영입하고 젊은 세대들과 개혁세력들을 묶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유성엽 원내대표도 최근 국회 본회의 연설에서 제3지대 창당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신당 창당에 적극적인 평화당내 반당권파 의원 8명은 지난달 18일부터 최근까지 잦은 모임을 통해 신당 창당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이들과 뜻을 같이하는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과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은 제3지대 창당을 당 혁신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뜻(?)을 같이 하는 양당 의원들의 움직임이 자못 활발한 모양새다. 그러나 그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국민의당을 깨고 나간 호남계 의원들이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간판으로 호남권 유권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으나, 강력한 제3당을 만들어준 유권자의 총선민의를 거스른 사람들이다. 아무리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워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 선거만을 의식한 명분 없는 '이합집산'은 분명코 민의와 동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