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아름다운 도전’을 마친 여자 수구 대표팀이 계속해서 수구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창훈 한국선수단장은 23일 남자 수구 대표팀 경기가 끝난 뒤 한자리에 모인 여자 수구대표팀 선수들에게 “전국체전을 마친뒤 연말에 다시 모여 연습한다. 지원이 안된다면 사비로라도 훈련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클럽팀으로라도 모여서 계속 수구를 하고 싶다”던 여자 대표팀 선수들의 소망에 대한 화답이었다. ‘한달 반’의 짧은 훈련기간 동안 수구의 매력에 빠져 계속해서 수구를 하고 싶어했던 선수들은 두 손을 꼭 쥐며 기뻐했다.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여자수구 종목에 처음 참가했다. 한국에는 전까지 여자 수구대표팀이 없었다. 수구를 전문으로 하는 선수도 없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대회에 여자 수구 종목이 있었지만 이후 사라진 상태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둔 지난 5월 대한수영연맹은 선발전을 통해 여자 수구대표팀 13명을 뽑았다. 대부분이 경영선수 출신이었고, 고등학생이었다. 중학생도 2명이 포함됐다.

지난달 2일부터 진천 선수촌에 입촌해 합숙 훈련을 시작, ‘한달 반’ 경력의 선수들은 세계적인 상호들을 상대했다. 목표는 ‘한골’. 첫 경기에서 헝가리에 0-64로 패한 대표팀은 러시아에서 첫골을 신고했고, 이어진 캐나다와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는 각각 2골, 3골을 넣으며 ‘기적의 드라마’를 썼다.

마지막 경기인 쿠바전 후,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아낸 선수들은 “계속 수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주장인 오희지는 “클럽팀으로라도 모여서 수구를 하고 싶다”고도 했다. 선수들의 이같은 희망을 접한 정 단장이 선수들의 훈련을 약속한 것이다.

여자수구팀을 지도한 진만근 코치(전남수영연맹 전무이사)는 “유럽 강호들을 상대로 한 골을 넣는 게 정말 힘든 일인데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다”며 “지원과 관심만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종목”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 단장의 훈련 약속에 대해서는 “상대할 팀도 없고 아직은 열악한 환경이지만 일단 시작한다는게 중요하다”며 “수영연맹측에서도 내년부터 연맹 주관 대회에 여자 수구 종목을 실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화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