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허게 전라도 음식 먹여 보내야제”

전국대학생 바둑대회 숨은 일꾼 비금면여성단체협의회

4개단체 116명 회원들 ‘비금도’ 발전 위해 팔 걷어

도시락 배달·김장김치 전달 등 어려운 이웃에 선행



[전남매일=신안]이주열 기자=섬 지역 여성들이 한마음을 뭉쳐 봉사활동 등 오랜 기간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신안 비금면에서 농가 주부의 지위와 권익을 신장해 오고 있는 ‘비금면여성단체협의회’가 주인공.

협의회는 새마을부녀회와 새마을문고회, 자원봉사자회, 생활개선회 등 4개 단체 116명의 회원들로 구성됐다.

이들 회원들은 평소 논·밭일과 소금 생산 등 생업에 매진하면서도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명사십리, 하트 해변, 하누넘 해수욕장, 선왕산, 이세돌 기념관 등 천혜의 관광자원이 많은 탓에 지역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일에 솔선수범해 호평 받고 있는 것.

언니, 동생이라 칭하며 끈끈한 우애를 자랑하는 회원들은 삼삼오오 화물차를 끌고 매일 경로당을 찾아가 도시락을 배달하고 홀몸 어르신 댁의 안부를 살핀다. 이미용 봉사와 집안팎 청소, 이불 빨래도 거뜬히 해낸다. 정성껏 키운 무, 배 추로 김장을 담가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한부모가정, 장애인가정, 가정위탁소년 소녀 등과 함께 나누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됐다.

회원들은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고장 ‘비금도’를 보여주기 위해 바닷가와 도로변 청소도 마다하지 않고 있고, 노인의 날에는 ‘어르신 큰잔치’를 열어 손수 식사를 대접하는 등 이들의 선행은 끝을 모른다.

특히 홍미숙 회장(54)을 필두로 한 회원들은 매년 여름 열리는 전국대학생 바둑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비금을 찾아 온 대학생들에게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정성껏 식사를 제공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7일 열린 올해 대회에서도 30여명의 회원들은 지역 부녀회 회원들과 함께 120여명 참가자들의 세끼 식사를 도맡았다.

홍 회장은 “이 먼 비금도까지 대회를 위해 온 학생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우리 섬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으로 학생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싶은 마음에 급식봉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음식은 전라도 아닌가. 전국에서 대학생들이 온다고 한디 찐허게 전라도 음식 먹여 보내야제”라며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강애경 새마을문고회장(56)은 “이곳에 봉사하러 오신 분들 대부분은 자식들을 외지에 보내고 그리운 마음을 갖고 있는 분들이다”며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껏 만든 음식인데 학생들도 이를 알아주는 것 같아 버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전라도에 왔으면 전라도 아줌마들의 손맛도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앞으로 대회가 있을 때마다 학생들의 식사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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