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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의 광주전시 선보이는 송필용 작가

"물을 통해 희로애락 느끼죠"
로터스갤러리서 28점 대작 선봬
"바위는 삶의 힘이자 땅의 역사"
덧칠하고 긁어내 아우라 발산

2019년 09월 10일(화) 16:39
무각사 로터스갤러리에서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송필용 작가.
[ 전남매일=광주 ] 이연수 기자 = 하늘에서 비단길처럼 고이 내려오는 물줄기….

폭포 물줄기를 강조하다 보니 20년 전 금강산 답사 때 북한 여성안내자의 안내 멘트가 문득 생각났다는 작가.

“흑백 바탕에 하얀 폭포 물줄기는 어둠에서 밝음을 향해 가는 줄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인간의 묵은 갈등, 찌꺼기를 해소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죠.”

송필용 작가가 5년만에 광주에서 여는 전시는 여전히 ‘물의 흐름’으로 가득 찼다. 무각사 로터스갤러리에 걸린 28점의 대작들은 ‘흐름 Flow’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폭포수와 물줄기를 맞으며 버티는 거대한 바위들이 시선을 압도한다. 바위들은 기존 작품보다 더 커지며 생생한 에너지와 존재감을 내뿜는다.

폭포수를 견디며 자신을 지키고 있는 바위는 삶의 힘이자 ‘땅의 역사’의 집약체다. 바탕을 어둡게 하고 그 위에 밝은 물감 덩어리를 끈적끈적하게 올려 물질감을 내는 작가는 칠하고, 긁는 방법을 반복하며 화면에 아우라를 뿜어낸다.

더욱 강해지고 거칠어진 마티에르가 시선을 묶어둔다. 두텁게 입히고 입힌 물감을 스크래치 하듯 마구 긁어낸 흔적과 거침없는 붓질이 당장이라도 물이 튀어나올 듯 생생하다.

“거대한 바위는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우리 삶의 에너지를 표현한 것입니다. 생생한 긴장의 깊이로 끌어들이려 노력했죠.”

스스로 완벽하다 느껴야 하는데 갈수록 작품이 힘들어진다는 작가는 그래서 5년만에 전시를 선보이면서도 작품의 아우라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대중들에게 울림을 준다는 게 어려운 일이죠. 회화의 근본으로 가야만 더욱 울림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요. 3만년 전 원시시대의 동굴벽화를 보면서 요즘도 생생하게 느끼는 게 그런 것 아닐까요.”

근원적 회화와 발상을 끌어내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는 작가는 신작 ‘흐름-소쇄’ 시리즈에 대해 “물은 사유의 흐름인 것 같다. 물을 통해 희로애락을 느끼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명의 기운으로 가득찬 맑고 깨끗한 물줄기. 작가의 작품을 보며 우리 삶도 맑고 깨끗한 기운이 필요하다는 바람이 간절하다.
/이연수 기자         이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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