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매일=광주 ] 이보람 기자 =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바뀌지 않는 사회의 편견에 지친 아내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혼하고 싶은 그녀들의 진짜 속마음’이 출간됐다.

부부상담 전문가 저자 정다원은 그동안 상담한 내용을 중심으로 결혼 후 일어나는 문제들과 변하는 세상 속 여전히 많은 것을 강요받는 여성들의 속마음을 들춰본다. 행복한 결혼생활로 이어지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길도 모색한다.

남녀평등을 외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기득권 자리는 남성의 차지이며, 이는 부부관계에서도 나타난다. 결혼 후, 남편보다 아내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고 참고 감내해야할 것도 많다. 출산과 육아는 여성의 일로만 치부되는 것도 여전하다.세상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사회는 여전히 여성에게 원하는 일이 많고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것도 많다. 그 안에서 발버둥 치며 이건 옳지 않다고 외쳐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그런 아내들을 탓하는 현실에서 온전히 살고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이 책은 이혼하고 싶은 그녀들의 진짜 속마음을 통해 아내들이 부딪히는 문제가 무엇이고, 왜 그녀들이 그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지를 사례 중심으로 살펴본다. 참으라는 말 대신 결혼 후의 현실을 직시하고 당당하게 표현하라고 조언한다.

이 책을 더욱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다른 책과는 달리, 아내들의 관점에서 부부 문제를 다뤘다는 것이다.

아내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버거운 삶을 건너왔고, 결혼 후 함께 맞벌이를 하면서도 집안일은 혼자 짊어져야 한다. 친정집을 지척에 두고도 늘 시댁 일에 매달려야 하고, 아이 돌보는 일조차 어느새 그녀들의 일이 된다.

‘결혼 전 그렇게 멋있고 자상한 사람이었는데 왜 저렇게 변했을까, 내가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 맞는지 싶고, 그 사람은 그대로인데 내가 변한 건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부딪치는 문제들을 애써 위로하며 남편만은 내 편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런 남편 때문에 지치고, 그런 나를 나무라는 주변 사람들 때문에 힘들다. 이것이 정말 결혼생활일까 회의감이 든다. 그런 삶이 이어질수록 결국 이혼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이른다. 아내들이 이혼을 생각하는 이유는 결혼 전 누구보다 사랑했던 사람, 그래서 일생을 함께하기로 한 그가 그때처럼 나를 안아주길 바라고, 내 마음을 읽고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간절함의 표현이다. 정말 이혼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저자는 모든 여성들이 결혼으로 맺은 새로운 가정에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더불어 이 책은 결혼한 여성들을 위해서 펴냈지만 그녀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할 남편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남편들이 이 책을 통해 아내를 바라보던 이해의 폭을 넓혀 상처받은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해주기를 당부한다.

이다북스. 264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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