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광주 대중교통 새 패러다임 ‘도시철도 2호선’
2019년 10월 24일(목) 19:14
이계승 광주도시철도공사 기술이사
미국의 과학철학자 겸 과학사학자인 토마스 쿤은 한 시대 사람들의 사고를 지배하는 이론적 틀이나 개념 집합체를 패러다임이라 정의했다. 비록 도시철도 1호선이 운행되고 있으나, 현재 광주 대중교통 패러다임이 버스시스템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광주도시철도가 대중교통수단이라는 고유가치의 틀을 깨고 시민들께 다채로운 문화행사와 봉사활동 및 다양한 체험 등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지만, 4% 남짓의 수송 분담률은 늘 아킬레스건이 돼왔다. 그러나 지난달 5일 도시철도 2호선 착공을 계기로 바야흐로 도시철도는 광주 대중교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숙의민주주의 통해 합리적 선택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위해 16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첨예하게 맞서 찬반논쟁을 펼쳐 왔지만,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숙의민주주의 방식을 거쳐 대화와 합리로 해결점을 찾았다. 그간의 논쟁은 건설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사회적·기술적 문제들에 대해 미리 검토하고 연구하는 계기가 됐고, 이를 통해 보다 안정적으로 2호선 건설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이처럼 철저한 사전검증을 마친 도시철도 2호선은 시민들의 삶뿐만 아니라 광주의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도시철도법에서 ‘도시교통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도시교통권역에서 건설·운영하는 철도·모노레일·노면전차·선형유도전동기·자기부상열차 등 궤도에 의한 교통시설 및 교통수단’으로 정의되는 도시철도는 차량, 신호, 전기, 궤도, 통신 등 다양한 시스템이 상호 유기적으로 융합돼 운영된다. 4차 산업혁명시대 도래와 함께 도시철도 시스템에도 각종 첨단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은 차량에 기관사가 없는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초정밀 제어를 통해 무인운전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짧은 배차시격을 구현할 수 있다. 또 각종 무선통신기술 적용을 통해 원격으로 차량고장을 진단할 수 있는 등 도시철도 1호선 시스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기술들이 반영된다.

저심도 경전철 방식으로 건설되는 2호선은 1호선의 철제차륜보다 소음 및 진동특성이 우수하고 경사등판 능력이 탁월하며, 작은 곡선에서도 주행이 가능한 고무차륜 방식의 차량이 적용된다. 저심도 경전철 시스템이란 도로 밑 약 5~7m 아래에 도시철도가 다니는 시스템으로 대부분 역이 출입구와 승강장으로만 구성되며, 도로 위에 위치하므로 버스와의 연계성이 뛰어나고, 승강장까지 접근성이 우수하다. 특히 편리성뿐만 아니라 역 자체가 단순해지고, 터널 구조물도 블록을 조립하듯 끼워 맞추는 공법이므로 공사비와 공사기간이 훨씬 줄어든다.

--후세에 자랑스럽게 물려주자

하지만 이렇게 뛰어난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하는 시스템이라는 이유로 안전 및 시스템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다. 국내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광주도시철도공사의 1호선 개통 준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경험이 그 모든 불안감을 불식시킬 수 있다. 전동차 주요 부품에 해외수입품 사용이 주류를 이루던 시기에 광주 1호선은 과감하게 국내 최초로 국산부품을 사용한 전동차를 도입했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완벽하게 개통시켰다. 이를 통해 광주 1호선은 국내 최초 국산화 전동차라는 명예를 가지고 있다. 공사 직원들이 불철주야 노력하며 한 땀 한 땀 일궈 개통한 1호선 전동차는 이후 많은 국산화 전동차의 효시가 됐다. 새하얗게 덮인 눈 위를 내딛는 막연하고 불안하기만한 첫 번째 발자국을 시작으로 우리가 힘겹게 만들어 낸 눈 위의 새로운 길이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다. 1호선 전동차처럼 저심도 경전철 시스템은 대한민국 철도기술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명예로운 역사로 남게 될 것이다. 우리가 가진 1호선 개통과 새로운 시스템 도입 경험은 그 어떠한 가치보다 귀한 것이다. 로마 최고의 시인 베르길리우스는 ‘그것을 경험한 자를 믿으라’는 명언을 남겼다. 우리의 귀한 경험과 갈고 닦은 고도의 기술력을 믿고 우리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철도 2호선을 꿈꾼다면, 우리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는 새로운 대중교통 패러다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계승 광주도시철도공사 기술이사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