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매일=광주 ] 이보람 기자 = 국립광주박물관(관장 김승희)은 금남 최부(1454~1504)의 13세손 최안범 선생으로부터 ‘금남최선생문집’과‘금남최선생표해록’등 5건 5점의 문화재를 13일 기증받았다.

최부의 본관은 지금의 강진인 탐진이며, 나주에서 태어나고 자라 호를 금성의 남쪽을 뜻하는 금남(錦南)으로 삼았다. 최부는 1487년 도망친 노비를 잡아들이는 추쇄경차관으로 임명돼 제주에서 근무했다. 1488년 1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일행 42명과 함께 고향으로 가기 위해 육지로 가던 중 추자도에서 거센 풍랑을 만나 서쪽으로 계속 표류하다가 명나라 태주부 임해현(지금의 절강성)의 해안에 닿았다. 이후 최부를 비롯한 43명의 일행은 왜구로 오해받아 고초를 받았지만 조선의 관리임이 확인되어 북경으로 호송됐고, 6개월 동안 온갖 시련을 겪은 뒤 조선으로 돌아왔다. 그가 귀국하자 성종은 8,800리 길을 거쳐 온 중국 땅에서 경험한 견문을 기술하여 바치도록 했다.

그의 문집은 그가 죽고 60년이 지난 후 외손 미암 유희춘이 시작,‘표해록’3권은 1569년에, 문집 2권은 1571년에 간행됐다. 이런 연유로 그의 문집에는 시와 서가 남아 있지 않고, 오직 상소와 기 등 7수와‘동국통감’ 편찬에 착수해 남긴 사론 210수만 기록됐다.

표해록은 최부가 1487년 제주에 추쇄경차관으로 파견됐다가 이듬해 부친상의 소식을 듣고 귀향하는 과정에서 풍랑을 만나 남중국으로 표류한 사실, 다시 중국 내지를 거쳐 조선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자세하게 묘사한 기행문이자 일기체로 쓴 동북아시아 해역과 중국 대륙에 대한 견문기이다.

최부가 처음 쓴 초고는‘중조견문일기’(中朝見聞日記)라는 제목이었지만, ‘금남표해록’(錦南漂海錄)으로 문집에 올라 줄여서‘표해록’이라고 불렀다.

3권 21책으로 구성된 이 책은 중종 때 처음 간행된 초간본은 동활자로 간행했으며, 동양문고본이 남아있다. 이후 1569년 최부의 외손자 유희춘이 평안도 정주에서 목판으로 간행한 것이 양명문고본이며, 1573년 유희춘이 남원에서 교정을 하여 재간행한 것이 금택문고본이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최부의 문집 간행사업의 일환으로 간행됐으며, 이전의 관판본과 달리 사판본으로 발간됐다.

1676년(숙종 3) 최부의 후손 나두춘이 나주에서 최부의 유고를 보충해 문집을 간행하고 표해록 3권과 합쳐 간행한 것이 규장각본이다. 1725년(영조 원년) 나주에서 후손 나두동이 최부의 연보를 보완하여 간행된 것이 장서각본이다. 이후 1896년(고종 33)에 강진의 후손에 의해 목활자본으로 간행된 것이 화산문고본이다. 마지막으로 단기 4287년(1954)에 나주에서 다시 목활자본으로 문집 5권이 발간되는데, 이 책이 바로 국립광주박물관에 기증된 것이다.

표해록은 15세기의 조선인 최부가 당시 중국 경제문화의 선진지대인 강남을 직접 견문하고 남긴 기록이라는 점에서 다른 연행록과는 구별된다. 최부의 관찰 범위는 물산, 산업, 화폐, 주택, 음식, 복식, 풍속, 산천, 교통, 무기 등에 두루 미쳤으며, 양자강 이남과 이북의 차이를 날카롭게 대비했다. 특히 대운하의 운용에 대해 동시대 중국인의 기록보다 훨씬 상세한 기록을 남긴 점은 중국학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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