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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불이익…등록금 인상 대학들 ‘그림의 떡’

교육부, 국가장학금 제한 등 재정 불이익 눈치
사립대 "재정 황폐화 가속·교육환경 열악" 호소

2020년 01월 02일(목) 19:07
올해 대학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이 1.95%로 결정됐지만, 정작 지역대학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국가장학금 제한 등 각종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지역대학가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올해 대학등록금 인상률을 1.95%까지 제한하는 ‘2020학년도 대학등록금 인상률 산정방법’을 공고했다. 이는 전년도(2.25%)보다 0.30%포인트 내려간 수치다.

대학은 고등교육법에 따라 최근 3년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등록금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대학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올해 국가장학금Ⅱ 예산은 4,000억원으로 대학별로 크게는 수십억원이 배정된다. 교육부는 등록금을 조금이라도 인상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관련 장학금을 차등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대학은 등록금을 인상하려면 재정수입 축소를 감수해야 한다. 실제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 196곳 중에서 등록금을 인상한 학교는 5곳 뿐이다. 교육부의 등록금 동결정책은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됐다. 교육부가 최근 집계한 4년제 일반대학 등록금 추이를 보면 지난 2008년 사립대 등록금은 741만4,800원에서 올해 745만6,900원으로 0.57%(4만2,100원) 오르는데 그쳐 사립대학들은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4년제 사립대 총장 모임인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도 지난해 11월 정기총회를 열고 ‘내년부터 법정인상률 범위 내에서 등록금 자율 책정권을 행사하겠다’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사립대 총장들은 “등록금 동결정책으로 대학재정은 황폐화됐고, 교육환경은 열악해졌다”며 “4차 산업 혁명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교육시설 확충과 우수교원 확보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고 호소했다.

교육계 일각에선 차라리 고등교육 재정교부금을 도입, 초·중·고교처럼 대학에도 운영비나 경상비를 지원해 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립대학협의회 관계자는 “등록금이 10년 넘게 동결되면서 대학 교육·연구의 질이 현저히 떨어졌고, 대학 구성원의 사기도 많이 꺾였다”며 “등록금 인상도 마음대로 못하는 사립대의 경우 정부가 고등교육 재정교부금을 도입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내 한 대학 기획처 관계자는 “등록금 인상 여부를 부실대학을 가르는 평가에 반영하는 등 교육부가 등록금 동결을 압박할 카드는 많다”며 “등록금 인상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교육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지역대학 관계자는 “대학 내부적으로 재정적 어려움이 있지만 대학등록금을 올리기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며 “타 대학 상황들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아마 올해도 동결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해마다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 수는 줄고 있고, 인건비·관리운영비 등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재정이 악화하면서 대학시설에 대한 투자, 우수교수 초빙 등 공격적인 투자는 불가능한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조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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