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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핸드볼 명성 회복 이제부터

만년 최하위는 이제 옛말
춘추전국시대 돌풍 예고

2020년 01월 14일(화) 19:58
요즘 광주도시공사 핸드볼 경기는 보는 재미가 있다. 핸드볼이 이렇게 재미있는 종목이었나 싶을 정도다. 광주도시공사는 매년 최하위로 부진하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1년 새 확 달라진 모습으로 시즌에 임하고 있다.

새 시즌, 첫 경기를 앞두고 사실 큰 기대는 안 했다. 개막전 상대팀은 지난 시즌 우승팀이었다. 팀이 달라졌더라도 첫승은 하위권팀과의 경기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광주도시공사는 180도 바뀌어있었다. 개막전에서 디펜딩챔피언 부산시설공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청주에서 열린 1라운드 3차전 삼척시청 경기를 직접 지켜본 결과 실제 눈앞에서 보는 선수들의 플레이는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이었다. 공격과 수비로 전환되는 스피드는 남자팀 못지않았고, 절묘한 슈팅과 골키퍼의 세이브는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지기는 했지만, 선수들의 포기하는 듯한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이후 광주도시공사는 1승을 더 거뒀다. 1라운드 4경기 동안 지난 2년 동안 거뒀던 2승을 달성했다. 특히 SK 슈가글라이더즈전은 8점 차로 뒤져있던 경기를 끝까지 쫓아가 동점을 만드는 뒷심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광주도시공사 핸드볼팀은 지난 2010년 5월 3일 창단됐다. 올림픽 등 세계대회에서 빛나는 성과를 내고도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겪어온 여자 핸드볼의 중흥과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서였다. 과거 핸드볼 메카였던 광주의 옛 명성을 되살리는 목적도 있었다.

야심찬 출발에도 불구하고 이후 성적은 줄곧 하위권이었다. 창단 초기에는 모두들 관대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경기력은 달라지지 않았고 감독·코치 불화 등 구설수도 흘러나왔다.

한 시즌에 1승 하기도 버겁다 보니 광주도시공사 핸드볼팀은 좀처럼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매년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면서 운영 주체가 광주도시공사에서 광주시체육회로 변경되고, 감독도 수차례 바뀌었다. 매년 유망주를 뽑았지만 이들의 성장도 눈에 띄지 않는 듯했다. 예산 문제를 이유로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하지 않는 촌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광주도시공사는 지난 2년간 2승(40패)에 그쳤다. 그마저도 순위가 결정된 이후 상대팀이 후보선수들을 내보낸 경기에서야 가까스로 이기는 수모를 당했다. 핸드볼팀 운영에 연 1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됨에도 불구하고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자 팀 해체 이야기도 나왔다.

새 시즌을 앞두고 광주도시공사는 그동안 팀에 부족했던 부분을 보강하는데 주력했다. 전담 트레이너를 채용했고, 팀을 떠났던 에이스를 설득 끝에 복귀시켰다. 선수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연령대가 어린 선수들의 경험 부족을 메우기 위해 경험 있는 선수들을 합류시켰다. 그 결과 경기력이 달라졌다. 선수들도 만년 꼴찌에서 벗어나자 다짐했고, 이제 겨우 1라운드를 하고 있을 뿐이지만 온몸으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언니’들이 팀에 합류하면서 그들의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 리더십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서울시청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연이어 2분 퇴장 처분을 받았고 한 명은 끝내 레드카드까지 받아 코트를 떠났다. 어떻게 해서든 이기려는 선수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이제 광주도시공사는 ‘내일은 과연 승리할까’라는 생각을 하는 팀이 아니다. 수영선수권대회 장소였던 염주체육관 복구 공사로 인해 광주에서 경기를 하지 못해 광주시민들이 직접 경기를 보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최근 남자 프로농구에서 안양 KGC인삼공사가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갑자기 공격 의사를 보이지 않는, 경기를 포기한 듯한 플레이를 해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팬들은 힘든 경기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 싸우는 모습을 희망한다. 광주도시공사는 이번 시즌 들어 ‘해보려는’ 진지한 모습과 함께 업그레이드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광주도시공사의 선전은 이번 리그 여자핸드볼 춘추전국시대를 열었다.

80~90년대 한국 여자 핸드볼의 중심에는 광주시청 핸드볼팀이 있었다. 이번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광주도시공사 핸드볼이 옛 광주 핸드볼의 명성을 되찾는 길을 열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최진화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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