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씨(31)는 최근 휴대폰 문자 진동 소리에 눈을 떴다. ‘바다이야기, 출금하고 후기 남겨서 홍삼 받아 가세요’라는 스팸 문자가 도착해 있었다. 그는 가입하지도 않은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문자가 온 것도 기분 나빴지만 어디선가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생각하니 하루 종일 찝찝했다.

#2 B씨(33·여)는 지난 주말 본인의 핸드폰을 가지고 놀고 있던 4살 된 딸아이가 “엄마 이거 뭐야?”라고 물어 화들짝 놀랐다. ‘10만원 드렸으니 50만원이 되면 빼가세요’라는 불법 도박 홍보 문자였다. 그는 곧바로 스팸 신고를 했지만 계속 비슷한 내용의 문자가 지속적으로 왔다.



연초부터 수신자의 사전 동의 없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스팸 문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스팸 문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지속적으로 발송돼 이를 제지할 만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발송된 휴대전화 스팸 문자는 총 7,098만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2,695만건, 2018년 2,832만건, 2019년 상반기 기준 1,571만건이다. 이 중 문자 스팸은 2,789만건으로 약 40%에 달한다.

이러한 스팸 문자는 휴대전화 가입자들에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무차별적으로 발송되고 있다.

현재 불법 도박·의약품·성인 스팸문자는 전체 스팸메일의 절반을 넘어서는 60％에 육박할 정도다.

스팸문자는 사용되지 않는 일반 휴대전화 번호, 성인용 전화에 이용되는 060 번호 등을 통해 광고성·음란성 문구나 인터넷 사이트로 바로 연결되는 링크와 함께 발송되는 것이 특징이다.

김 모씨(31·여)는 “도박을 유도하는 스팸 문자를 연초부터 계속 받고 있다”며 “새해부터 이런 문자를 받고 보니 짜증이 난다”고 불쾌해했다.

오 모씨(48)는 “어른들은 자제할 수 있지만 청소년이나 나이 어린 학생들의 경우 스팸의 유혹을 이기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범정부적 차원에서 이를 확실히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스팸 문자를 받았을 경우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스팸 등록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매년 불법 광고 문자가 발송되고 있지만 해당 문자의 경우 해외 서버를 통해 발송되는 경우가 많아 추적에는 한계가 있다”며 “문자를 받으면 즉시 경찰에 신고하거나 한국인터넷진흥원 불법 스팸대응센터 118로 접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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