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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무서워 '쉬쉬'…갑질문화 여전

■ 직장 내 괴롭힘시행 6개월
광주·전남 115건 접수 40건 취소
가해자 자율적 징계 법적 실효성 의문

2020년 01월 16일(목) 18:51
#. 신입사원 A씨(28)는 업무와는 상관없이 막말과 폭언을 일삼는 상사 때문에 회사출근이 괴롭다. 상사는 A씨의 말투부터 행동까지 문제를 제기했다. 견디다 못한 A씨는 상사에게 “내가 잘못한 것이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A씨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않는다”는 상사의 답변에 억울함과 분노를 삭힐 수 없었다. 참다 못해 노동청 진정서 제출 할지 고민 했지만 상사의 보복이 두려워 참고 버티는 것을 택했다.



#. B씨(32)는 평소 성격이 급한 상사로 인해 업무적인 우울감에 사로잡혀 5년 전부터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 B씨 에게 업무지시를 내린 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업무독촉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키기도 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사의 불호령에 심리적으로 불안하기만 하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이 6개월이 지났지만 직장에서의 갑질 문화가 여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해자에 대한 직접처벌이 없는데다 회사사규에 따른 자율적 징계 등으로 법적 실효성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해자를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법안 마련과 노동청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절실 하다고 강조한다.

15일 광주 노동청에 따르면 직급 등 직장 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폭언, 폭행, 차별, 부당지시 등 업무 범위를 넘어선 신체적·정신적 괴롭힘을 금지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근로기준법을 개정 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법안이 지난해 7월 16일 시행, 6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광주노동청 광주·전남 직장인 괴롭힘 피해 진정접수는 총 115건이다. 이중 형사처벌 건수는 아예없다. 총 115건 중 40건은 진정을 취소했다. 취소 배경은 직장 상사의 보복우려와 압박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개정 근로기준법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한다는 조항은 있지만, 가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 조항은 없다. 형사처벌은 피해직원이 노동청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해고 등 불이익 조치 한 사업주(대표)에 해당된다.

진정이 접수되면 사규에 맞춰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법안에 따라 10인 이상의 회사에서 취업규칙(사규)에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징계 등의 내용을 의무적으로 넣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반 할 경우 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직장내에서 대부분 사규에 따른 자율적 처벌을 하다 보니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직장인 정모씨는(30) “사내에서 괴롭힘을 당해 신고를 하더라도 결국엔 사내에서 징계권이 결정된다”면서 “이런 환경 속에서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은 사직을 염두하지 않은 이상 어려운 일일 것이다”고 털어놨다.

직장인 우 모씨(42) “갑질이 벌어지면 사규에 맞춰 진행을 해야 한다”면서 “그렇다면 사장이 갑질을 한다면 누가 조사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법적인 한계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가해자 처벌조항을 포함하는 등 강력한 제재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역 한 노무사는 “직장 내에서 발생하는 괴롭힘은 위계에 의한 것으로 별도로 처벌조항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해자 처벌법안은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광주 노동청 관계자는 “현재 법령적인 실효성의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고용노동부 차원에서도 대안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시기 등이 거론된 것은 아니지만 직장내 괴롭힘이 발생이후 사측이 조치를 취하지 않는 다면 근로 기준법 위반 등을 토대로 근로감독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         이나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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