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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명상 1번지, 동적골에서

이신 통일사회연구소장

2020년 02월 12일(수) 13:33
이신 통일사회연구소장
동양에서 생겨난 명상이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바람을 타며 리더들이 생활화 하고 있으며, 구글에서는 직원들에게 명상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구려의 조의선인, 신라의 화랑이 명산대천을 찾아다니며 명상을 했던 전통이 있었는데 일제 식민지를 거치면서 정신적 힘을 키우는 전통을 모두 없애버렸다.

그러나 서양에서 부활한 명상은 갈수록 현대인에게 필수적인 요소로 확산되고 있다. 그 중 걷기명상은 둘레길 확산과 더불어 우리 곁에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다.

나는 4년째 무등산 자락 동적골을 걷고 있는데 명상을 배우면서부터 걷기명상을 함께 하고 있다. 걸으면 혈압이 안정되고 몸이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 마음도 편안하고 상쾌해진다. 특히 화가 나거나 우울할 때 계곡의 물소리와 숲에서 들리는 새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면 스트레스가 사라지곤 한다.

요즘은 사람을 만날 때도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나란히 걸으면서 대화를 하면 찻집에서 하는 것보다 소통이 잘되고 친밀감이 생긴다. 아마 자연과 함께할 때 사람의 마음이 저절로 열리기 때문인 듯 하다.

그리고 걸으면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인류의 위대한 생각은 걷기에서 나왔다”는 니체의 말처럼 걸으면 신기하게도 새로운 생각이 찾아든다. 그래서 철학자, 문학자, 예술가, 정치가들은 걷기가 창조의 원천이었다. 세종대왕도 한글을 만들면서 생각이 막히면 걸었다. 최근에 강의하면서 많이 사용하는 ‘코리아 중력’도 동적골을 걸으면서 떠오른 단어다.

명상의 핵심은 집중과 알아차림이다. 앉아서 호흡이나 음악 그리고 물과 새소리 등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기도 하고, 걸으면서 발걸음에 집중하기도 한다. 사람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자연이 물이다.

특히 나는 고향이 섬이라 파도소리를 좋아한다. 동적골에는 1년 내내 맑은 물이 흐르는데 앉아서 10분 정도 집중하고 있으면 정말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물소리에 집중하다 생각이 떠오르면 알아차리고 다시 물소리로 돌아가는 ‘물소리 명상’을 반복하다보면 점차 집중력과 알아차리는 힘이 커진다.

마치 빛을 모아 종이를 태우는 돋보기처럼 집중력은 공부를 하는 학생에게도 일을 하는 직장인에게도 효율성을 높이는 커다란 자원이 된다.

‘새소리 명상’도 동적골의 보배라 할 수 있다.

새소리에 집중하면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멀리서, 가까이에서, 한 마리, 여러 마리 소리를 들어보고, 오른쪽 귀로, 왼쪽 귀로, 양쪽 귀로 들어보면 각각의 소리에서 색다른 느낌이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체험하고서 지인들과 해보니 “산에 오르기 바쁘지 언제 이렇게 새소리에 집중해볼 수 있겠냐”며 다들 색다른 체험이라고 기뻐한다.

그리고 바람소리, 나무끼리 부딪히는 소리, 상수리 떨어지는 소리도 집중하면 크게 들린다. 눈을 뜨고 있을 때보다 감고 있으면 훨씬 집중이 잘되고 느낌도 다른 걸 알아차릴 수 있다. 특히 바람이 부는 날 목을 스쳐가는 그 느낌, 참 좋다.

동적골에는 맨발로 걷는 길도 있다. 양말을 벗고 천천히 발바닥에 전해지는 흙의 느낌에 집중하며 걸으면 땅에서 에너지를 얻고 흙과 하나되는 편안한 기분이 든다. 맨발 걷기는 거의 땅을 밟을 기회가 없는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명상법이다.

게다가 동적골에는 꽃이 많은데 다양한 향기를 맡아보고, 무늬를 관찰하며 걸어도 좋다.

이처럼 시각, 청각, 후각, 촉각을 두루 사용하여 집중과 알아차림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드물다. 그리고 접근성과 안전성도 갖추고 있어 광주의 걷기명상 1번지로서 매력만점이다. 내일도 나는 동적골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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