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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하기 힘들어" 갈길 먼 장애인 참정권

시각·청각·발달 장애인, 공약·투표 제약 많아
정치인도 무관심…그림 등 해외사례 도입해야

2020년 04월 05일(일) 18:39
“공보물 내용을 손을 더듬어 읽어보아도 어떤 공약인지 알 수가 없네요.”

4·15 총선을 앞두고 장애인의 선거권을 적극 보장하자는 취지에서 새로 도입된 법 규정들이 오히려 장애인들의 참정권을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인권단체들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투표용지에 당 로고나 후보자 인물사진 등을 첨부하고, 공약을 알기 쉽게 제공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5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지역에 거주하는 장애인은 총 7만 156명이다. 장애 유형별로 보면 지체 장애인 3만 446명, 청각 장애인 1만 131명, 시각 장애인 7,339명, 지적 장애인 6,967명, 뇌병변 6,931명 등이다.

이에 광주시와 선관위 등에서는 지난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지정장애나 뇌병변 등 장애들을 위해 5분 내외의 ‘투표 방법’ 애니메이션 홍보,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점자 투표보조용구, 청각 장애인을 위한 ‘후보자 공개 토론회 수화 방송’ 등을 제공하고 있다. 선거 공보물도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점자 공보물을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투표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하지 않고 투표소에서 도장을 찍는 방법 등만 안내하고 있으며, 점자 보조용구 역시 기표가 끝나면 시각 장애인이 제대로 투표를 했는지 확인할 수 없는 구조다.

게다가 점자와 수화에 익숙하지 않은 장애인들에게는 투표소 문턱도 여전히 높다. 이는 소수인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표심으로 직결되지 못하는 까닭에 장애인 관련 정책들이 정치인들에게도 무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인권단체 관계자는 “정치인 입장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봐야 이 사람들이 나를 뽑을 수 없으면 무슨 소용이겠냐”면서 “그러다 보니 장애인들은 영향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이래저래 소외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때문에 외국의 사례처럼 읽기 쉬운 공보물 제작, 후보자 얼굴이나 당 로고 등이 적힌 투표용지나 장애인들을 위한 전자투표 등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게 인권단체의 주장이다.

실제 영국에서는 후보자 번호와 함께 사진이 첨부돼 발달 장애인을 포함해 글씨를 알지 못하는 국민들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도 시각 장애인 전용 전자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전자 투표의 경우 아직 보완 상 문제가 있지만 투표자가 제대로 후보자와 비례대표 정당을 선택했는지 확인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문맹률이 높은 대만과 중국에서는 정당 로고를 투표용지에 추가해 정당 명을 제대로 알지 못하더라도 투표를 할 수 있으며, 중동이나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에서도 당명과 정당 로고를 함께 표기했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물리적으로 장애인들이 투표소를 찾는 것을 쉽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정당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 장애 유형별로 선거 후보자들의 공약을 한눈에 알기 쉽도록 하는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광주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관위에서도 현행 선거법을 토대로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 등이 투표소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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