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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재난기본소득과 세금

박희홍 세무사

2020년 04월 23일(목) 19:17
박희홍 세무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서 ‘전국민’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놓고 찬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 4·15 총선 과정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 여야 모두가 ‘전 국민’ 지급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웠지만, 그게 말처럼 그리 녹록하지는 않은 모양새다. 재난지원금이라는 취지에 맞도록 전 국민에게 줘야 한다는 주장과 소득 하위 70%에게만 줘야 한다는 등 여러 말이 나온 탓이다. 정치권은 물론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도 달라 어떤 결론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물론 재정 건전성 등을 따져가며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기획재정부는 전 국민에게 주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거둬 국가 예산을 책임지고 운용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전 국민 지급 여론 비등

그러나 전 국민에게 줘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하다. 고액납세자나 고액재산가는 세금으로 돌려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액소득자는 세금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돌려받으면 된다. 그러나 종합소득세를 부담하지 않는 고액재산가는 돌려받을 방법이 없어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피치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한국의 재정 건전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OECD 평균 국가부채 비율 110%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40% 선이어서 재정 여력이 충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악의 사태를 대비해 소득 하위 70%에게만 지급하자고 기획재정부는 고집하는 것이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주되, 고액소득자나 고액재산가에게 세금으로 돌려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기부하도록 하면 된다는 사람도 있다. 물론 지급했다가 되돌려 받는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인 것은 분명하다. 경기가 좋아야 수출과 소비가 늘어서 세금납부도 잘될 것인데,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것이 마비된 상태에서는 세수 목표를 달성할 수 없기에 기획재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발적 기부운동도 한 방법

세금 없이 유지되는 나라가 있을까? 아마도 두세 개 나라쯤 되지 않을까 싶다. 그 중 하나는 가톨릭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시국(State of the Vatican City)으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이면서 인구도 제일 적지만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어 관광수입만으로도 유지할 수 있는 특별한 나라다.

세금이란 ‘반갑진 않아도 피치 못하게 만나야 할 불청객’이다. 불청객 같은 세금이지만 성실히 납부해온 대다수 국민들이 있어 국가가 유지되는 것이다. 세금을 내든 안 내든, 많이 내든 적게 내든 생산·유통·소비 등의 경제활동을 통해서 세금이 결정되는 것이다.

그런 만큼 형평성 제고를 위해서라도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고 전 국민에게 같은 금액을 지급하고, 자발적인 기부운동을 기대하는 것도 생각해봄직하다. 한편으로는 기부금액의 일정률, 예를 들면 세액공제 10% 등의 혜택을 주는 방법은 어떨까 싶기도 하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함으로써 자긍심이 고취되고, 재정부담도 줄어들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박희홍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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