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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섬 주민 복지권 보장 서둘러야

김남희 전남복지재단 정책연구팀장

2020년 05월 03일(일) 18:56
취약한 보건·복지 상황에서 섬 주민들이 코로나19 사태를 어찌 견디고 있을 지 매우 우려스럽다.

필자는 지난 해 ‘전남 섬 복지 전달체계 개선방안 연구’를 책임 맡아 진행했다.

그 당시 섬을 돌아다니며 목도한 현실이 더욱 마음을 무겁게 한다. 바다를 건너야 하는 섬 주민들에게 위급 환자 발생은 여전히 취약성이며 난제임이 틀림 없다.

우리나라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섬이 많은 나라이다. 2018년 말 기준 3,352개의 섬이 있고 그 중 465개가 유인섬이다. 이 유인섬의 60% 가까운 272개가 전남도에 위치한다. 섬 주민 만도 전남 전체 인구의 9.2%를 차지한다.

전남 지역 섬 복지 수준은 소수의 큰 섬이나 교량으로 육지화 된 몇 개 섬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복지 인프라가 취약하고, 서비스 공급도 열악한 수준으로 지리적 복지사각지대로 꼽힌다.

그럼에도 성과 위주나 경제성, 효율성 논리에 밀려 도서지역 복지는 정부 및 지자체 차원의 정책 추진에서 소외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 지역 주민들의 복지욕구가 육지에서와 다를 리 없다. 오히려 육지에 비해 열악한 보건의료·교육·문화·체육·여가생활 인프라 탓에 다양한 욕구가 표출되고 있다. 이는 재단에서 2017년 도내 ‘섬 주민 복지실태와 욕구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저출산 고령화, 인구유출 문제는 섬에서 더욱 깊고 빠르다.

다행히 최근 정부 차원의 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섬의 날’까지 지정하고, 살고 싶고, 찾고 싶은 섬으로 가꾸겠다고 선포했다. 올 해만도 섬 주민들의 소득증대와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1,518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988년부터 10년 단위의 ‘도서종합개발계획’을 수립·시행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계획에 따라 30년 넘게, 3조1,000여억원이 투자됐지만, 필자가 직접 조사·분석한 결과로는 여전히 섬은 지리적 복지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

섬은 낙후된 생활환경과 지리적 특수성으로 복지 전달이 육지와 같지 않다. 배를 타고 육지를 떠나는 순간 복지의 흔적은 약해지고, 왜곡되고, 사라지기까지 하는 것이다.

우리의 복지전달체계가 지극히 육지 중심, 도시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단적인 예로 ‘통합문화이용권(문화누리카드)’의 경우가 그렇다. 문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관람 및 음반·도서 구입, 국내 여행, 스포츠 관람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되는 바우처이다.

하지만, 섬에서는 그 흔한 영화를 볼 수도, 공연을 관람할 수도, 책을 사 보는 것도 여의치 않다.

일부 어르신들은 식료품을 구입하거나 아예 손자녀들에게 양도 하기도 한다고 귀뜸했다.

도서지역까지 복지가 전달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것도 차별적 요소이다. 예를 들어 국기초 신청을 위해 섬에서는 배를 타고 육지로 나와 도시 병원에서 해당 증명서를 발급받고, 다시 군청 소재지가 있는 본도를 방문해야 하는 과정이 녹록치 않다.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누구나 동일하게 누려야 할 다양한 복지서비스 이용에서 ‘배제’를 강요받아 온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섬 복지 전달체계 수립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도서지역이 갖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정부 및 지자체가 추진해 온 그 동안의 노력들은 ‘섬 주민 복지향상’ 보다는 ‘도서자원 개발’의 측면이 보다 강했다. 지속 가능한 섬 복지 증진을 위해 거주 지역별 복지 수요 및 공급 특성과 격차 수준에 기반한 맞춤형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무인도는 해양수산부가, 유인도는 행정안전부가 관할하는 식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 보건·복지 컨트롤 타워인 보건복지부와 지자체 차원의 섬 복지 전달체계 전담 부서가 별도로 운영되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슬로건 중 하나가 지역균형발전이다. 섬은 정부가 표방하듯 우리의 귀중한 해양영토이며, 경제성장의 동력이고, 주민들에게는 소중한 삶의 터전이다. 이제는 섬 주민의 복지권적 기본권 보장을 위해 무언가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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