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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고온 벌마늘 피해 확산…농민들 ‘한숨’

전남, 남도종 재배 40%서 발생…밭 갈아엎어
품종별 수매단가 보장 선제적 대책마련 절실

2020년 05월 26일(화) 19:36
해남군 북평면에서 마늘을 재배하고 있는 허용식씨가 2차 생장피해를 입은 마늘을 바라보고 있다.
“적자를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애써 키운 마늘밭을 갈아엎고 있습니다. 마늘 수급안정·2차 생장피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합니다.”

26일 오전 해남군 북평면 허용식씨(50)의 마늘밭.

허씨는 벌마늘이라고 불리는 2차 생장피해를 입은 마늘을 바라보면서 연신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수확한 마늘쪽마다 새싹들이 올라와 있었고, 구의 직경은 500원짜리 동전 크기에도 못 미쳤다.

허씨는 “밭 면적 9,000평 중 60% 이상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했으며, 주변 다른 농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며 “수확에 나서면 인건비도 못건져 다음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밭을 다 갈아엎고 있다”고 호소했다.

벌마늘 피해는 지난해 12월~올해 2월 겨울철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2~3도 높게 형성됐고, 눈이 내리지 않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올해 무안·신안·고흥·함평 등 남도종 마늘을 심는 전남권에서 많게는 40% 이상이 벌마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남도종을 주로 재배하는 전남지역 농가들은 대부분 2차 생장피해를 호소하고 있으며, 피해 금액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노동자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인건비마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함께 정부의 불안전한 수급대책과 수매 단가책정도 농가들의 가슴을 타들어가게 하고 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산 햇마늘 추가 수급안정 대책에서 정부 비축수매 물량을 1만톤으로 수매가격은 1등급을 ㎏당 2,300원으로 책정해 마늘 농가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남 마늘생산자협의회는 마늘 가격보장과 벌마늘 피해보상 등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오관용 전국마늘생산자협회 부회장은 “벌마늘 피해도 문제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정부의 불안전한 수급대책과 수매단가다”며 “정부는 2차 수급조절대책을 내면서 마늘품종과 관계없이 1㎏에 2,300원이라는 가격을 내놨다. 이 가격은 생산비를 따져봤을 때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마늘 품종당 수확량은 평당 대서종 8㎏, 남도종 4㎏으로 생산량과 생산비가 다르기 때문에 품종별 마늘생산비 조정이 시급하다는 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2차 생장피해 상황파악과 함께 추가수매 검토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재까지 도 자체적으로 2차에 걸쳐 267㏊에 대한 시장격리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향후 수요조사를 통한 추가수매 등을 적극 검토 중이다”며 “2차 생장피해에 대해서는 지원계획을 수립해 농식품부에 복구지원비 요청을 적극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도내 마늘 재배면적은 고흥군 1,235㏊, 해남군 944㏊, 신안군 803㏊, 무안군 579㏊, 강진군 248㏊ 등으로 전국 재배면적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길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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