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자치구를 중심으로 행정의 최일선 조직인 통장 위촉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자치단체장의 입김이 작용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치단체장의 정치적 친분관계 등으로 위촉하면서 ‘통장 위촉 제도’의 취지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광주 지역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전체 동 단위는 95동이며, 이 중 통 단위는 2,404곳에 이른다.

자치구마다 위촉된 통장 인원은 광산구가 74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북구(602명), 남구(422명), 서구(410명), 동구(185명) 순으로 각각 집계됐다. 또 전임자가 임기 만료를 앞두거나 아파트 재개발에 따른 공석 인원은 남구(18명), 서구(6명) 북구(6명), 동구(10명), 광산구(18명)에 달한다.

통장은 행정의 최 일선으로 주민과 행정기관의 가교 역할을 담당한다.

각 지자체의 행정을 홍보할 뿐만 아니라 주민 거주지 변동 등 각종 주민 여론을 파악하고, 코로나19 생필품을 자치구와 협력해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특히 통장의 위상과 처우가 개선되면서 자리다툼도 치열하다.

자리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통장의 권한과 역할이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동 대표로서 행정의 최일선 조직으로 당당한 대우를 받을뿐더러 선거철의 경우 주민 곁에서 호흡하다 보니 국회의원이나 시장·군수까지 눈치를 보는 경우도 많다. 능력을 발휘하면 지방의회로 진출하는 발판이 되기도 하며, 동네 공공사업에 입김을 넣거나 감독할 기회도 생긴다.

여기에 처우도 과거보다 달라졌다.

한 달 20만원의 수당과 200%의 명절 상여금과 매달 2차례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면 2만원씩 수당도 받는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자녀에게 장학금을 주고, 연수나 직무교육 등 해외여행 기회를 주는 지자체도 많다.

임기는 현행법상 2년이며, ‘동장’이 모집공고를 통해 주민들의 추천 등을 통해 심사 후 위촉한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자치단체장의 입김과 정치적 친분에 의해 위촉되는 경우가 많아 잡음도 끊이질 않고 있다.

실제 광산구 한 아파트의 경우 통장 위촉 과정에서 낙마한 주민이 ‘내정자가 사전에 있었다’, ‘위촉 과정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라’는 등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한 구청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가 있는 지역에선 내정자가 있다며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통장 자리를 두고 작은 다툼들이 이어오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가 통장 모집에 대한 명확한 관리 지침을 마련해 투명하게 위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참여자치21 임선진 사무처장은 “동네 사정에 밝다는 이유만으로 통장을 위촉하는 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자치단체가 나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한 후 조례를 제정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위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문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