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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요 세 평

'예향 광주' 문화가 희망이다
탁인석 <광주시 문인협회 회장>

2020년 06월 02일(화) 18:37
'광주는 볼 것이 없다'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문화 단체나 언론에서 '볼 것'을 계속 논의는 하나 지금까지 대박난 성과가 없다. 문화 자원은 풍부한데 '선택과 집중'이 잘못된 결과이다. 지금 서둘러도 늦지 않았으니 보다 분명한 주제에 집중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문학인들이 합심하여 펼치는 '西湖' 가꾸기 운동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광주의 '서호'는 서구에 있는 운천 호수의 애칭이다. 이곳을 문학인들이 중심이 되어 시민과 관광객의 볼거리 명소로 바꾸어가고 있다. 광주를 찾는 중국 사람들에게 운천 호수를 '서호'로 소개하면 중국의 '서호'를 연상하며 반가운 미소를 절로 짓게 한다. 민간차원에서 펼친 문화운동이 이 같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운천지 '서호'는 광주의 맑은 눈동자이다. 도시 빌딩 사이에 자리 잡은 서호는 빌딩과 물과 숲이 잘 앙상블을 이루는 보기 드문 명소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사계절의 변화 모습을 마치 한 폭의 산수화처럼 보여주기도 한다. 금년 4월과 5월, 이 곳에서 두 달에 걸쳐 500여 편의 시화를 전시하여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다. 시민들도 코로나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절히 지키면서 질서 있게 다녀갔다. 아름다운 시화와 오색 분수를 뿜어내는 야경은 벚꽃 필 무렵부터 연꽃 개화기까지 환상의 또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우리의 관심은 광주문학관에 있다. 현재 광주문학관의 장소가 정해지고 그에 맞춰 설계를 공모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장소를 정하는 문제는 재고에 재고를 거듭해야할 중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서 명심할 것, 조금 늦더라도 지어놓고 후회 없는 문학관을 목표해야 한다. 접근성은 대단히 중요한 문화관광의 첫 번째 요소이다. 필자는 서호 옆에 정말 멋드러진 디자인으로 호수와 어울리는 문학관이 들어서서 광주관광의 1번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일을 위해서 일차적으로 광주문인협회 차원에서 장소문제에 따른 의견을 수렴하려 한다. 한번 짓기도 이리 어려운 문학관을 혹여 접근성이 떨어지는 잘못된 장소에 건립한다면 두고두고 심각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주변에서 좋지 못한 장소 선정으로 실패한 문화공간을 우리는 여럿 보고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곡성의 도립미술관에 사람들이 찾지 않는 것을 들 수 있다. 나주의 임백호 문학관에 사람이 없다. 진도의 진도 국립국악관에 발길이 없다. 볼 것이 없는 콘텐츠도 문제지만 접근성이 없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이다. 예산 들어 지을 때만 요란하고 사람들이 찾지 않는 것이다. 성공사례는 많다.

특히 전주의 한옥마을과 최명희 문학관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도심 속의 한옥 군락이 관광자원이 되리라고 처음부터 확신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1910년부터 이곳에서 주거문화가 더욱 발달하고 근래에 와서 선택과 집중으로 도심 속 한가운데 명소로 개발하여 연간 1천만명 이상이 찾는 거대한 관광자원이 되었다. 비빔밥이 살고 전주 막걸리가 유명해지고, 경기전과 전동성당과 최명희 문학관이 덩달아 가볼 곳으로 뜨고 있다.

여기서 광주의 서호에도 성공한 문학관과 컨텐츠를 생산하는 문화발전소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보자. 서호에서 장예모 감독이 연출했듯이 수면 위로 신비한 영상시화전이 펼쳐지는 것 또한 상상해보라 또 하나의 가상 문학관이 그 곳에 펼쳐지는 것을. 영상적 현실세계는 시뮬레이션 문화가 중심이 되는 세계다. 사이버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셰리 터클은 물리적 실재를 가상으로 구성하는 시뮬레이션 문화가 우리의 정신과 몸, 기계에 대한 기존 관념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여러 연구를 통해 설명하면서 사이버 세계의 새로운 '나'에 대한 성찰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사회는 "실제 세계와 사이버 세계의 경계선에 놓여 있는 자아가 조금씩 사이버 세계로 삶의 중심을 옮겨 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상상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기억해보자. 서호 문학공원과 문학관, 호수에서 펼쳐지는 영상 무대, 첨단 기술과 예술이 만나면 문화는 분명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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