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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명의 기록과 흔적을 찾아서

광주신세계갤러리 이매리 ‘시 배달’전
회화·설치·영상 시리즈 30여점 전시

2020년 09월 16일(수) 09:39
‘지층의 시간’
‘시를 배달하는 자’


인류의 역사와 문명의 기록과 흔적을 통해 존재의 실마리를 찾는 이매리 작가의 초대전이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마련된다.

17일부터 내달 6일까지 ‘시 배달 Poetry Delivery’를 주제로 ‘시 배달’, ‘지층의 시간’, ‘캔토스의 공간’ 등 회화, 설치, 영상 작품 시리즈 30여 점을 전시한다.

작가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현장을 직접 찾아 사진으로 남기고, 그 위에 경전(經典)이나 시(時)의 내용을 금분으로 한 줄, 한 줄 써내려 간다. 그 과정을 통해 잊혀진 과거를 현재로 소환하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작품에 담아 관객으로 하여금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지층처럼 쌓여진 삶의 역사를 한 층, 한 층 파헤치며 탐색하는 작가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자연스레 잊혀졌던 과거의 흔적을 지상 위로 끌어 올린다. 그것은 어느 특정 장소에 잊혀진 채 남겨져 있거나 어떠한 문자로 기록되기도 하고, 오랜 세월 구전으로 전해져 우리의 기억에 어렴풋이 남아있기도 하다.

작가의 고향인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는 천 년 전 창건된 월남사가 소실된 자리에 형성되었던 마을이 사찰터 발굴조사라는 명목 하에 다시 사라진 곳이다. 이 월남사지에는 그 땅에서 삶을 영위하던 과거와 현재 사람들의 이야기가 공존하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시간과 공간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지층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또한 그것은 작가의 작품에 시의 형식으로 지난한 과정을 통해 쓰여져 미래의 누군가에게 전달된다. 작품 속에 인용된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한 서사시의 일부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And(그리고)’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삶의 연속, 즉 반복되는 역사의 지층을 나타낸다.

‘시 배달’ 연작의 영상작품에서는 다른 문화와 역사를 가진 사람들이 그 민족의 시를 낭송한다. 비록 알아 들을 수 없는 언어지만 각국의 시 안에 스며있는 삶과 숨결이 또 다른 시·공간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에게 전달되어 각 나라의 민족과 한 국가의 생성과 소멸, 인류의 미래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아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앞으로 펼쳐질 미래의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목포대학교 미술학과와 조선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석사 및 박사를 마쳤다. 35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2018년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프로젝트,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에 참여해 주목받았다.
/이연수 기자         이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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