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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행정통합 이전에 화합부터 해야

광주시 전남시군과 갈등 관계
밀어붙이기 통합 부작용 우려
박원우<편집국장>

2020년 09월 27일(일) 18:05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지역사회 화두로 떠올랐다. 수도권 비대화에 맞서고 지방소멸 위기론에 대한 대안으로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부울경)도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와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실현해 지역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로 통합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통합은 수도권의 비대화로 위기를 맞은 지방정부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셈이다. 이런 배경을 감안할 때 광역지자체간 통합은 지자체의 생존이 직결된 사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광주전남의 통합 여건은 대구·경북이나 부울경과 사뭇 다르다. 지난 두차례 통합논의 과정에서 엄청난 논쟁과 갈등을 겪고 여기에 모든 지역 현안이 매몰돼 버리는 부작용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런 과거의 사례로 볼 때 행정통합이 여기저기서 동시다발적으로 논의된다고 해서 섣불리 접근해서는 안된다. 통합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광주전남 통합론은 다분히 구호적이고 감성적이다. 광주전남은 원래가 한뿌리였기 때문에 수도권 비대화에 맞서 지역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도를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전남이 한뿌리라는데, 또 블랙홀 마냥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수도권의 비대화에 맞서 지역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통합이라는데 여기에 대고 통합에 반대한다느니, 통합을 위해서는 이런 저런 것들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등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주장은 자칫 광주전남의 상생과 통합, 나아가 지역경쟁력을 확보하자는 대의명분에 딴지를 거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두차례 실패사례만 보더라도 통합논의가 본격화되면 이견이나 반대의견은 반드시 나온다. 또 통합에 따른 이해관계가 형성되면서 극렬한 찬반시위도 일어날 수 있다. 사실 현재의 통합논의는 통합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자연스레 거론되는 게 아니라 지역정치권에서 던진 화두이기 때문에 공감대는 아직 확산되지 않고 있다.

부울경 지역은 오래전부터 시장과 도지사, 상공회의소 회장들, 학계, 시민단체들이 유관 기구나 조직을 만들어 통합을 논의해왔다. 또 3개 지역의 발전연구원이 경제 교통망 신공항 토지이용 등에 관한 '부울경 공동연구'란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를 내는 등 조사 연구도 축적돼 있다. 행정통합 이전에 경제와 교통망 등에 대한 통합이 충분히 검토돼 온 것이다.

행정통합의 성공사례로 평가되는 일본 간사이광역연합도 지역경제계가 앞장서 협의 기구를 결성, 통합의 틀을 만든 뒤 지자체들을 끌어들였기 때문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교통과 경제 등 여러 부문에서 통합의 필요성이 제기된 뒤 마지막 단계에서 행정통합이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광주전남은 경제계 등 민간이 아니라 광주시가 주도하고 있다. 통합에 대한 공감대 형성도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일부 지자체는 광주시와 현안으로 갈등까지 겪고 있다. 인접해 있는 나주와는 빛가람 혁신도시 열병합발전소 (SRF) 가동과 관련 광주지역 쓰레기를 나주로 반출시키면서 갈등을 겪었다.

무안과는 군사공항 및 민간공항 이전문제로 불편한 관계이다. 군사공항의 전남 이전이 꼬이자 민간공항 전남 이전도 안된다는 반발 목소리가 커지고, 시민의 제안을 정책화하는 '바로소통 광주'에 관련 내용이 공식 토론안건으로 상정되는 등 이런 갈등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2차례의 통합 시도가 실패했고, 광주와 전남도, 시군과의 관계도 썩 좋지 않는 상황에서 재추진되는 광주전남 통합이 자치단체 중심으로 너무 조급하게 진행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통합에 대한 공감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상태에서 논의가 본격화되면 여기저기서 엄청난 반발이 일어날 우려가 크다. 당장 광주지역 공무원들부터 근무지가 전남 시군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나주는 광주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더 밀려 내려오고, 무안은 광주에 있는 군사공항이 이전해올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

극단적인 표현들이지만 통합이 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공감대도 없이 통합을 밀어붙이다가는 통합에 대한 부정적인 것들만 확산시키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다.

하물며 광주와 전남 시군간 사이가 썩 좋지 못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우려는 단순한 기우로만 그치지 않을 수 있다. 화합도 제대로 못하면서 통합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통합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방법론에 대한 전략을 치밀하게 세워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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