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더 건강한 물 환경 조성을 위한 바람
2020년 09월 27일(일) 18:17
나규현 광주환경공단 하수시설팀장
‘띠링 띠링’

아침 출근길, 차에 올라 시동을 거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안전 안내문자가 울린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자를 보며 나와 가족들이 확진자 동선과 겹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게 일상이 돼버렸다. 하루에도 몇 번씩이 오는 안내문자가 스팸문자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바쁜 일상 속 문자를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전 세계적 현상이라지만 우리가 사는 빛고을 광주도 코로나19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고 있다. 회사와 집만 왔다갔다하는 반복적인 생활이 언제쯤 끝날까. 언제쯤 퇴근 후 시끌시끌한 술집에서 동료들과 모여 ‘나 오늘 힘든 일이 있었어’라고 넋두리를 하며 소주 한 잔을 기울일 수 있을까. 예전의 일상이 너무 그리운 요즘이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생활에 꼭 필요하지만, 항상 곁에 있어 그 가치를 모르고 지나친 것들이 너무나 많다. 당연하기에 존재조차 가볍게 여겼던 것 중에 하나를 꼽자면 아마 매일 먹고 마시는 ‘물’이 아닐까 싶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1800년대 산업혁명 이후 유럽강국들이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활동영역을 넓히면서 발생한 전염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던 시대가 있었다. 콜레라는 인도 일부 지역의 풍토병에 지나지 않았으나, 무역과 식민지화 등으로 인해 유럽에 전파되면서 신생아 열 명 중 여덟 명은 콜레라로 죽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는 인도와 달리 유럽인들이 콜레라에 내성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시에서 발생한 오수와 분뇨를 그대로 창밖으로 버리는 문화 때문이기도 했다. 여과 없이 버려진 오수는 하천으로 유입됐고, 이는 오염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특히 하천수를 식수로 사용했던 빈곤층을 중심으로 콜레라는 더욱 창궐해 결국 감염된 환자의 배설물이 상수원에까지 퍼져 콜레라가 아주 빠르게 전파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이런 강력한 전염병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으니 바로 깨끗한 ‘물’이다. 콜레라 대유행 이후 인간은 전염병 극복을 위해 끊임없는 시도를 해보기로 한다. 영국에서는 공공의료법이 만들어졌고, 도시 청소를 시작되는 등 위생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존 스노’에 의해 오염된 식수가 콜레라 발병 원인임이 밝혀지면서 초기 단계의 하수처리시설이 만들어지게 된다. 하수처리시설은 인간의 건강유지와 생명 연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에 필요한 아주 중요한 시설이다.

150만 시민이 살고 있는 광주에도 하수처리시설이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광주 제1하수처리장이 바로 그곳이다. 1991년 처음 설치된 이후 24시간 쉬지 않고 30년간 광주 시민이 쓰고 버린 오수를 처리해왔다.

시작은 하루에 30만톤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였지만, 지속적인 증설과 제2하수처리장, 효천하수처리장 등이 추가로 가동되며 이제는 하루에 총 73만6,0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가 됐다. 하지만 실제 하수처리량은 하루 74만톤에 육박하고 있어 처리시설 용량을 넘어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방류 수질기준이 강화되면서 많은 예산을 투입해 중장기적으로 시설 보강과 개선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시설이 워낙 방대하고 복잡해 아직도 초기 시공상태에서 유지보수만 겨우 하는 정도로 가동되고 있는 시설도 많다. 물론 고치면서 사용하면 나름대로 사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 폐기물을 수거하고, 설비를 조작해야 하는 등 비효율적 부분이 많아 애로사항이 많다. 연일 비대면과 인공지능(AI), 자동차 자율주행을 논하고 있는 지금 같은 시대와는 맞지 않는 것은 아닐까.

시민들에게 보다 좋은 품질의 환경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환경기초시설도 공정설비에 스마트화된 현대기술을 접목해 이전보다 정밀하고 과학적으로 수질이 제어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당장 초기 투자비용은 발생하나 약품투입 등이 최적화된다면 예산절감은 물론 과한 약품투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2차 수질오염도 예방이 가능해져 더 좋은 수질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형 펌프류나 송풍기 등의 설비에 고장을 사전에 감지해 보수 또는 교체시기를 알려주는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적기에 수리가 가능해져 대형설비 고장으로 인한 환경오염 사고와 수리비용 등을 절감해 진정한 녹색환경시설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는 정부가 선도하는 그린뉴딜 사업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에 대한 공감과 장기적 시설투자가 있었으면 하는 게 필자의 작은 바람이다. 위드(with) 코로나 시대, 깨끗한 환경을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과 더 건강한 물 환경 조성을 위해.

/나규현 광주환경공단 하수시설팀장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