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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유죄·헬기사격 법원 인정' 성과

법원 "전씨 재판 내내 부인…비난 가능성 커"
낮은 형량은 아쉬움…검찰·피고인 항소 주목

2020년 11월 30일(월) 18:31
전두환씨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한 지난달 30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5월 단체 회원과 시민들이 전두환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위). 이날 5 ·18부상자회 소속 회원들이 전씨의 차량에 계란을 던지고 있다. /김생훈 기자
2년 6개월을 끌어왔던 이른바 ‘전두환 재판’이 피고인 전씨에게 유죄 판결로 1심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다만 역사적 무게에 비해 낮은 형량과 집행유예 등은 광주시민에게 큰 아쉬움을 주고 있어 검찰과 피고인 측이 항소 여부와 상급심의 추이가 주목된다.

30일 광주지방법원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5·18 당시 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회고록에서 비난한 전두환씨(89)에 대해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헬기 사격 여부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쟁점이고 전씨가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하고 사과하지 않아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도 5·18 자체에 대한 재판은 아닌 점, 벌금형 선고가 실효성이 적은 점 등을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같은 판결은 회고록 출간과 조 신부 측의 형사 고소(2017년 4월)에 이어 검찰 기소(2018년 5월) 후 943일만이다.

이에 앞서 법조계에서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을 헬기 사격 여부로 압축했다.

형식적으로는 조 신부에 대한 명예훼손을 판단했지만, 본질적으로는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는지 역사적 사실을 규명하는 재판이라는 의미를 지역 사회에서는 부여했다.

이번 판결을 맡은 재판부는 1980년 5월 21일과 27일 각각 500MD 헬기와 UH-1H 헬기의 광주 도심 사격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다수 목격자 진술, 문건, 국과수 감정 결과 등이 근거가 됐다.

다만 27일 사격과 관련해서는 조 신부가 애초 목격하지 않은 만큼 명예훼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봐 법리상 무죄로 판단했다.

이와 함께 전씨가 헬기 사격 사실을 알고도 이를 증언한 조 신부를 ‘거짓말쟁이’로 표현했는지도 판결에 큰 영향을 끼쳤다. 재판부는 5·18 당시 지위, 행위 등을 종합하면 전씨는 미필적이나마 헬기 사격이 있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시 말해 조 신부가 진실을 말한 사실을 알고서도 전씨가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으로 회고록을 집필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전씨와 조 신부의 표현의 자유도 저울질했다.

재판부는 “전씨의 회고록은 자신에 대한 확정판결을 반박하려고 작성했다”며 “전씨의 표현의 자유가 조 신부의 표현의 자유보다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역사적 진실을 밝히려는 조 신부의 표현의 자유가 자신의 입장을 유리하게 반박하려는 자유보다 우위에 있다고 재판부는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전씨의 혐의에 대해 고의성을 주장해온 검찰과 이를 부인한 피고인 측의 항소 여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구형한 검찰은 “판결 이유 등을 분석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전씨의 변호인은 재판 종료 후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전씨의 변호인은 앞서 재판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어, 항소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와 관련, 조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와 이 소송을 이끈 김정호 변호사가 사필귀정이라는 뜻과 함께 형량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은 “5·18 주범인 전두환씨에 대해 재판부가 유죄 판결을 내린 점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전씨가 5·18 역사왜곡 문제에서 반성과 사죄 없는 태도를 보였음에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것은 사법적 단죄 측면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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