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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라도 때리지 마라

이정선 광주교대 교수·전 총장

2021년 01월 07일(목) 21:41
이정선 광주교대 교수·전 총장
지난 해 11월 입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이 정초부터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이제 겨우 16개월 밖에 안되는 유아가 학대를 당하는 것 같다는 의심 신고가 세 차례나 있었지만, 그 때마다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특별한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정인 양을 부모에게 돌려보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넘어 분노를 낳게 한다. 동 시대를 살고있는 우리들은 그 동안 무엇을 했는지, 어른으로서 지켜주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사망사건을 포함 아동학대 건수는 2010년 5,657건에서 2014년 10,027건으로, 현재는 30,045건으로 2014년 대비 33.7%나 늘었다. 아동학대 유형으로는 중복학대(신체학대, 정서학대, 성학대, 방임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학대)가 48%였고, 이어 방임, 정서학대, 신체학대, 성학대 순이다.

아동학대가 갈수록 늘어나고 포악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기본적으로 가해 부모의 책임이 제일 크지만 가해 부모의 개인적 일탈행위로만 한정하기엔 지금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 너무 심각하고 광범위하다.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은 세태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우리사회 아니 구성원들 모두, 그 중에서도 성인들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분열과 갈등, 대립과 반목으로 얼룩진 사나워진 현 세태의 반영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비극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데 소홀한 점과 아이를 마을이 함께 기르려는 공동체를 만들지 못한 책임도 적지 않다. 거기다가 부모들의 왜곡된 자녀관도 한 몫을 했다.

즉 자녀는 부모가 마음대로 해도 되는 소유물로 착각하는 자녀관이 그것이다. 현대사회의 양육과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즉 한 번도 부모가 되는 교육을 제대로 받아 본 적이 없이 부모가 되었기 때문에 자신의 부모가 했던 과거의 양육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이러한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걸까? 전체적으로 아동에 대한 올바른 사회적 규범이나 가치관을 구축하는 일, 아동폭력근절센터 등 학대 받는 가정을 대신 해 줄 수 있는 학교와 지역사회의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일, 즉 가정-학교-지역사회가 사랑의 삼각띠를 구축하는 일, 그리고 학대받은 아동에 대한 대처 매뉴얼의 개발 운영 및 아동학대 범죄 처벌 강화 등 법적 장치를 보완하는 일 등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선진국처럼 고등학교 정규교육과정에 자녀의 훈육과 양육방식, 아동의 권리 존중교육, 아동학대 예방교육 등이 필수적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학대하는 부모에 대한 교육이다. 부모로부터 학대받고 자란 아이들은 또 다시 학대하는 부모가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부모로 하여금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로서 신뢰와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교육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우선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부모교육을 교육청, 학교, 유관교육기관에서 확대 실시하고, 그리고 특히 유아교육기관 등에 자녀를 보내는 부모들이 의무적으로 부모교육을 이수하도록 하자는 유아교육계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도 있어 보인다.

다시는 아동학대 피해 아동이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는 아동 친화적 국가를 만드는데 모두가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를 천사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꽃으로라도 때릴 수 있을까? 이번 사건은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나의 교육적 신념의 중요성을 재확인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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