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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농업용수 아직도 부족하다

김신환 한국농어촌공사 해남완도지사장

2021년 01월 28일(목) 17:52
김신환 한국농어촌공사 해남완도지사장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인 입춘이 며칠 남지 않았다. 입춘은 봄이 시작되는 상징성을 갖고 있어 농경의례와 관련된 행사가 많다. 올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하며 모두가 큰 복을 받도록 ‘입춘대길’을 써 대문에 붙이기도 한다.

전 국민이 코로나19로 힘들게 보내는지 벌써 1년, 코로나 종식을 위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성숙하고 위대한 국민들은 각 분야에서 맡은 바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다. 농업인도 지난해 여름 홍수로 섬진강 제방과 영산강 지류하천 제방이 붕괴돼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된 최악의 상황에도 좌절하지 않고 일어나 농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해 농사를 준비하는 농업인처럼 지방자치단체와 한국농어촌공사 등 물관리 기관에서는 봄철 영농급수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작년에는 강수량이 많아 전남은 가뭄 걱정 없이 논농사를 지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매년 물 부족으로 영농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농업용수도 지역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두 가지가 있다.



◇지역 따라 ‘빈익빈 부익부’

첫째, 지역에 풍부한 수원이 있다면 물을 끌어오는 방법이다. 한 예로 해남군 황산면에 있는 해남방조제 담수호(1,200만톤)의 풍부한 물을 해남군 북일면 지역 상습가뭄 농경지 1,216㏊에 용수를 공급하는 ‘북일지구 농촌용수 체계재편’사업이다. 해남방조제 담수호에 양수장을 설치하고 18㎞ 송수관로를 통해 보내는 사업으로서 올해 기본조사를 실시해 2022년 착공 예정이며, 총사업비는 400억원 가량이다.

둘째, 저수지 둑을 높이는 사업이다. 홍수조절도 가능해 일석이조다. 우수기 때 물을 다량 저장하는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농업인들에게 큰 혜택을 주고 효과도 만점이다.

일부 국민들은 우리나라 농지면적이 줄고 있어 농업용수가 여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얼핏 보면 맞는 말처럼 보이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년 전국경지면적을 보면 158만957㏊로 전년대비 1만4,657㏊(0.9%) 감소했다. 최근 2년간 평균 2만㏊가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줄어드는 농지만큼 농업용수 사용량이 감소한다는 이론은 현장과 다르다. 전국 농업용 저수지는 1만7,240개소에 총저수량은 32억5,465만㎥다.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저수지는 1만3,829개소(총저수량 3억1,000㎥)이며,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저수지는 3,411개소(총저수량 29억4,000㎥)다. 농업용 저수지는 전국 시·군에 분포돼 숫자는 많지만, 소양강댐 1개 정도의 저수용량을 가지고 있는 소규모가 대부분이다.

전국 농업용 저수지 중 96%가 축조 50년이 지났거나 해방 전후 또는 경제성장기에 건설됐다. 당시 저수지는 단위저수량(저수량÷수혜면적)을 1㏊당 300~500㎜로 설계했다. 단위저수량 500㎜ 이하 저수지는 못자리급수나 모내기급수를 한 후 가뭄이 들 경우 2~3번 정도의 급수(1회 급수시 100㎜)를 하고 나면 저수지가 바닥을 보인다. 그래서 해마다 특정지역의 벼가 고사돼 논농사를 망치는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때문에 최근 신설 저수지는 가뭄대응 능력 제고를 위해 단위저수량을 600~700㎜ 이상이 되도록 설계하고 있다.



◇둑 높이기 사업이 대안

단위저수량을 높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나주댐이 좋은 사례다. 나주댐은 2014년 둑 높이기 사업 완공으로 단위저수량을 1,176㎜까지 높여 1~2년 가뭄이 와도 용수공급에 지장이 없으며, 홍수조절능력 향상으로 재해 예방은 물론 자연생태계 보전에도 도움을 준다.

우리는 흔히 중요한 것을 낭비하거나 허비가 많은 것을 빗대어 ‘물 쓰듯이 한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에 직면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감안해 너나 할 것 없이 우리 모두 농업용수, 생활용수, 공업용수, 환경용수 등 어떤 물도 절약에 힘써야 함은 당연한 일이 됐다.

‘물보다 귀한 것 없다’, ‘물 보기를 금같이 해야 한다’는 새로운 속담이 생겨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서 모내기철 대풍을 기원하며 활짝 웃는 농업인들의 행복한 모습을 기대해본다.

/김신환 한국농어촌공사 해남완도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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