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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에 송전선 아니 되옵니다

김용국(전남문인협회장)

2021년 07월 15일(목) 06:05
김용국
충무공 이순신이 장계를 올렸다. 목숨을 건 장계가 받아들여졌고, 명량해전의 승리로 나라가 지켜졌다. 임진왜란 때 선조는 이순신에게 수군을 폐하고 권율의 육군으로 들어가라고 명했다. 보성의 열선루에서 선조 임금께 그 유명한 저에게 전선 12척이(今臣戰船尙有十二) 있으니 적을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정에서 수군이 무척 취약하니 적을 막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뭍에서 싸우라고 명령했다. 이에 공은 임진년으로부터 오륙 년 동안 적들이 감히 전라도와 충청도로 바로 쳐들어오지 못한 것은 수군이 그 길목을 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12척의 전선으로 죽을 힘을 다해 싸우면 이길 수 있다. 수군이 없으면, 적들이 호남을 거쳐 한강까지 곧바로 쳐들어갈 것이다. 전선의 수는 적지만 신이 죽지 않는 한, 적은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순신은 어떤 믿음이 있었을까? 우리 전선은 판옥선으로 왜적의 첨저선보다 크고 단단하고 180도로 회전이 가능했다. 우리의 화포는 사정거리가 일본의 화포보다 3배 더 길었다. 그리고 명량을 훤하게 꿰고 있는 고흥 출신 정걸 장군이 있었다. 그때 우리 화포는 왜적에게 지금의 스텔스 미사일이었다. 전선끼리 충돌전은 우리의 백전백승이었다. 명량해전은 13척의 전선으로 왜선 130척을 물리친 세계 해전사의 가장 멋진 승리다.



철분 품은 제석산과 쇠실



열선루에서 장계를 쓰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보성에 송전선 설치를 반대한다는 펼침막이 곳곳에서 고함을 지르고 있다. 주로 돼지나 소를 기르는 축산농가들이 앞장서고 있다. 고압 송전선이 지나가면 새끼들이 유산되고, 우유도 잘 나오지 않는단다.

내가 송전선 설치를 반대하는 것은 군민의 이익만을 생각해서 그런 것이 절대 아니다.

과학적인 근거로 반대한다. 조정래 태백산맥문학관이 있는 제석산은 예전에 수석이 전국적으로 유명했다. 제석산 수석은 두 가지가 있다. 기름칠을 하면 까맣게 되고 부딪히면 쇳소리가 나는 것과 자석이 달라붙는 것이다. 제석산은 철분을 몽땅 품고 있다. 벌교 어르신들은 제석산 부근 전선에 벼락이 흔하게 떨어져서 한전이 골머리를 앓는다고 했다. 조정래 태백산맥문학관 옆의 현부자집과 흥국사 사이에 있는 샘물은 물맛이 아주 좋다. 철분이 많아서 물맛이 좋고 오래 보관해도 이끼가 끼지 않아 아는 사람들은 계속 길어다 먹는다.

김구 선생이 일제를 피해 40여 일 간 숨어 계셨던 마을이 득량면 쇠실이다. 쇠실은 철광석을 캐낸 광산이 있다. 쇠실마을에서 덕석이나 볏가리를 눌러놓는 돌에 자석을 붙이면 달라붙는다. 녹슨 것처럼 불그스레하다.

제석산이나 쇠실 근처로 송전선이 지나가면 어떻게 될까?

3보향 우리 보성에는 뛰어난 선인들이 많다. 벌교읍 금곡리 칠동마을에서 태어나신 홍암 나철 선생은 대종교를 중광하고, 만주에서 3만여 명의 교도들과 독립운동을 하셨다. 이시형 부통령 등 같이 활동했던 많은 분들이 대한민국 건국 때 큰 역할을 하셨다. 나철 선생은 10월 3일 개천절을 주창하셨고, 한글 사랑 운동도 펴셨다. 탄생지에 있는 홍암 나철기념관에는 선생이 남기신 예언시가 있다. 해방 30년 전에 일본 패망을 정확히 밝히셨고, 남북 분단과 통일 후 세계에 우뚝한 대한민국을 예언하셨다. 나는 코로나 시대에도 그 희망으로 힘낸다. 그리고 재세이화 在世理化 홍익인간 弘益人間을 실현하기 위해 애쓴다.

외가인 문덕면 가내마을에서 태어나신 송재 서재필 선생은 중국으로부터 독립이 시급함을 깨닫고 영은문과 모화관이 있는 자리에다 독립문을 세우고, 최초의 한글신문인 독립신문을 만들어서 국민들을 일깨웠다. 왕대밭에 왕대 난다. 그러나 송전선이 지나가면 전자파와 소음으로 총명한 후손들이 태어날 수 없고, 지금 사는 군민들도 위험하다.



송전선 전자파, 후손에 영향



죽천 박광전 선생은 임진왜란 때 아들들과 제자들을 앞세워 전라좌의병 총수로 나라를 지켰고, 제자인 은봉 안방준 선생은 정묘호란 때 그렇게 나라를 지켰으며, 담살이 안규홍은 머슴 등 민초들을 모아서 왜적들과 싸웠으며, 모의장군 최대성은 동생과 종들까지 같이 나라를 지키다가 전사하셔서 그곳 지명이 군머리가 되었다.

우범지대라던 팔각정으로 불린 남춘정 터에 새로 지어진 보성공공도서관은 열람실이 항상 공부하는 학생들로 가득하다. 바로 위에 육현사가 있었던 성스러운 곳이다.

밝고 향기로운 보성에 송전선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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