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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철거건물 붕괴원인 ‘무리한 철거 공정’

‘ㄷ자 형태’ 철거 작업에 ‘수평 하중’ 못 이겨
해체계획서 미준수…고층부터 철거 절차 무시
붕괴 당일 과도한 살수…전단 저항 감소 추정

2021년 07월 28일(수) 18:59
17명의 사상자를 낸 철거건물 붕괴참사를 수사 중인 광주경찰청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국과수는 해체계획서를 무시하고 적절한 구조검토 없이 진행한 공사, 철거 과정에서 옆으로 작용한 하중 때문에 건물이 넘어지듯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9일 해체계획서와 다르게 건물을 철거 중인 현장./광주경찰청 제공
[전남매일=최환준 기자]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4구역 철거건물 붕괴참사는 부실 공사가 빚어낸 예견된 인재였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하층부 바닥에 쌓인 폐기물과 흙더미를 제거하지 않은 채 수평(횡) 하중이 취약한 ‘ㄷ자 형태’로 작업이 이뤄지면서 도로 방향으로 밀어내는 힘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는 분석이다.

또, 뼈대를 무너뜨린 철거 공사로 인해 건물 구조 역시 불안정해진 데다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지하 공간에 대한 보강작업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2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를 토대로 붕괴 원인을 규명한 수사 상황을 발표했다.

경찰은 애초부터 철거 공정과 관련해 업체에서 해체계획서를 따르지 않아 일어난 사고라고 결론 지었다.

흙더미 상부에서 긴 붐과 암이 장착된 굴삭기로 옥탑 건물을 포함한 4~5층을 철거하고, 흙더미를 제거한 후 1~3층을 철거하지 않은 것이다.

또, 건물의 외벽 강도가 가장 낮게 측정된 벽부터 해체를 진행해야 하지만, 사고건물의 경우 도로에서 건물을 바라봤을 때 ‘좌(삼성 디지털프라자 방향)→후→전→우’인 순서가 지켜지지 않았다.

무너진 건물은 지하1층·지상 5층 규모인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1993년 지어졌으며, 철거 공사는 참사 발생 13일 전인 올해 5월 27일 시작됐다.

건물 후면부에 별관처럼 딸린 부속 건물을 먼저 철거했고, 이틀 만에 부속 건물 철거가 마무리돼 콘크리트 파편 등 잔해가 성토제 재료로 쓰였다.

건물 3층 내부까지 성토제가 채워졌고, 그 과정에서 하층부 일부가 뜯기고 후면부 주요 기둥은 걷어 치워졌다.

내부에 채운 성토제가 지하층 천장인 1층 바닥의 하중도 증가시켰는데 보강작업 등 후속 조치는 없었다.

특히 지상 5층에 지하 1층 규모인 본 건물의 철거는 참사 일주일 전인 지난달 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ㄷ’자 형태로 파고 들어간 철거는 건물이 옆으로 작용하는 무게인 횡 하중에 취약하게 만들었고, 중장비 작업 지지대인 지상 3층 높이의 성토제 또한 불안정했다.

참사 이틀 전인 7일에는 4층 바닥 높이 성토물 위에서 굴삭기로 5층을 제거하고 다음 4층을 철거해야 하지만, 4·5층에 바닥보와 기둥을 한꺼번에 제거하고 건물 내부 쪽으로 파고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장비 임대 비용이 비싼 긴 붐과 암 대신 짧은 붐과 암을 사용해 작업반경이 짧아지다 보니 4층 바닥 높이까지 성토물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붕괴 당일 오전부터 붕괴 전까지는 스카이 차량 2대, 호수 8대를 이용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을 살수(물뿔기)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이는 과도한 살수 작업으로 인해 성토물이 도로 방향으로 밀려 내려가지 않도록 하는 전단저항을 감소시켰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주요한 붕괴 원인으로 ‘횡하중(가로로 미는 힘)에 취약한 불안정한 철거건물에 지속해서 불법 철거를 진행하다 임계점을 넘어 한쪽으로 넘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철거를 위해 쌓은 성토물(흙)의 붕괴, 건물 1층 바닥(슬래브) 붕괴, 복합적 요인 등을 붕괴를 유발한 원인으로 특정했다.

철거를 위해 쌓아 놓은 성토물이 붕괴해 이 여파로 1층 바닥 슬래브(지하층 상부)가 무너졌거나, 1층 바닥이 먼저 무너지고 이후 성토물이 쏟아지는 등 복합적 요인으로 ‘미는 힘’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 관계자는 “안전불감증에 기반한 무리한 철거 방법과 안전 관리자들의 주의의무 위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건물이 붕괴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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