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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부족한데…광주시 헌혈추진협의회 ‘유명무실’

구성 일시도 모르고 활동 전무…임기도 초과
"코로나19로 겨를 없어"…감시자 부재도 한몫
"철저하게 파헤쳐 정상화…자치구도 명심해야"

2021년 10월 14일(목) 18:52
코로나19로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14일 오전 광주시 남구청 공직자들이 대회의실에서 ‘사랑의 헌혈’을 하고 있다./김생훈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혈액 보유량이 바닥인 가운데, 광주시 헌혈추진협의회가 아무런 활동 없이 사실상 사장돼 있다. 회의 한번 없었던 것은 물론, 위원 임기가 만료된 지 오래인 데다 관할 부서는 협의회가 구성 일자조차 몰라 부실행정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 정부가 최근 국가헌혈추진협의회를 구성·운영해 혈액 부족 대책 마련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14일 광주시에 따르면, 헌혈추진협의회는 헌혈 증진을 위한 홍보 및 적극적인 헌혈기부문화 조성에 앞장서기 위해 구성됐다.

2년 임기로 총 9명의 당연직·위촉직 위원이 소속됐다. 당연직 위원은 관할 부서인 시 보건복지건강국장과 감염병관리과장이며, 이 중 국장이 위원장직을 맡는다.

위촉직 위원에는 광주시교육청,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육군 31보병사단, 광주경찰청, 조선대학교병원, 광남일보,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광주·전남지부 등 7개의 기관이 참여했다.

협의회는 ▲광주시 헌혈 장려 및 지원사업계획의 추진에 관한 사항 ▲헌혈 증진을 위한 홍보에 관한 사항 ▲지역사회 중심의 안정적인 헌혈자원 확보 및 시스템 구축에 관한 사항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헌혈 권장 및 장려 방안에 관한 사항 ▲혈액수급 부족 등 위기관리대책에 관한 사항 ▲헌혈 자원봉사활동 및 지원에 관한 사항 ▲헌혈 및 헌혈 장려사업에 대한 정보제공 및 홍보에 관한 사항 ▲그 밖에 헌혈 및 헌혈 장려에 필요한 사항 등을 심의·의결하도록 조례에 명시돼 있다.

그러나 실상은 빈 껍데기뿐인 조직이다. 관할 부서는 협의회가 언제 구성됐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수시로 바뀌는 인사 탓에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2017년 2월 20일 협의회 조직과 첫 회의를 진행했다고 보도자료를 낸 적이 있지만, 부서에서는 한참을 확인한 끝에 2019년 2월 20일 구성됐다고 답변했다.

지금까지 4년이 넘도록 아무런 활동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정기회의 규정이 없어 사안 발생 시 위원장이 재량으로 소집하는 체계다. 혈액원으로부터 혈액사업 현황이나 현재 직면한 문제점, 전망 등 기본사항이 공유되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코로나19 이후 혈액이 부족하다는 이슈가 끊임없이 쏟아져도 남의 집 불구경인 셈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2019년 협의회가 구성된 것으로 보이며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져 업무가 폭증하면서 겨를이 없었다”면서 “2017년 이후 상황은 아는 바가 없으며 확인된 내용도 없다”고 설명했다.

협의회 참여 기관인 혈액원 등도 그간의 활동 사항을 묻는 질문에 답변이 어렵다며 지자체에 문의하라는 반응이었다.

위원 임기마저 한참 지났지만 조치가 없다. 시 주장대로 협의회 구성이 2019년 2월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반년이 넘게 임기가 초과됐다. 조례에 자동 연장 관련 사항도 없다. 재위촉이나 신규 위촉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적이 없는 상태다.

광주시 관계자는 “하반기에 전체 회의를 한 번 할 계획”이라며 “위원 임기 관련 사항도 그때 논의하고, 지역 연계나 혈액 수급, 홍보 등에 대해서도 다룰 예정이다”고 말했다.

원활한 협의회 활동을 위한 감시자 역할의 부재도 원인으로 꼽힌다.

조례에 명시된 위촉직 위원 자격을 보면 광주시의회의 추천을 받은 시의원도 참여할 수 있지만, 10명 이내로 제한된 인원 등을 이유로 포함되지 않아 이 같은 사태가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과거 관련 조례안을 발의했던 김용집 광주시의회 의장(남구1)은 “협의회 구성 이후 제대로 활동하는지 살피지 못해 송구하다”면서 “사람존중 생명도시 광주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집행부 차원에서 자세히 살펴 잘못된 점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협의회 구성을 준비 중인 북구를 비롯, 전국적인 흐름에 따라 앞으로 자치구별로 도입될 상황에서 최악의 선례로 남게 됐다.

관련 조례안을 발의한 최기영 북구의회 의원은 “전국적인 코로나19 위기에 헌혈을 권장·장려하기 위해 지자체와 합심해 조례를 만들었다”면서 “철저한 준비 단계를 거쳐 내년에 협의회를 구성해 지역 혈액 수급과 주민 건강 증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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