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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주권 확보, 지금도 늦지 않았다

황규광(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남지원장)

2021년 11월 18일(목) 17:35
황규광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남지원장
식량자급률, 농지확보가 첫걸음

중장기 계획 요청 시대적 과제



예나 지금이나 인류에게 먹고 사는 문제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인류가 기본적인 삶을 살기 위해 갖추어야 할 것이 의식주(衣食住)다.

의식주 중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은 먹을거리일 것이다. ‘배 부르고 등 따뜻하면 세상 부러울 것 없다’ 는 말이 왜 생겨났겠는가. 그만큼 먹고 사는 문제가 선결 과제였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팬데믹 상황을 비껴가지는 못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세계 각국은 국경을 봉쇄하고 사람의 왕래를 통제했다. 일부 곡물 수출국가는 이상기후로 곡물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자 자국의 식량 안보와 식량 주권 확보 차원에서 곡물 수출을 중단하거나 수출 물량을 축소해 국제곡물가격은 상승했다.

앞으로도 주요 곡물 수출국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재해로 생산량이 감소하면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내세워 곡물 수출을 중단할 우려가 있다. 식량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는 돈이 있어도 식량을 제때 수입하지 못하는 상태에 직면할 수 있다. 이는 자칫 국민의 생존을 위협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지난 9월 기준 주요 곡물인 쌀, 밀, 옥수수, 대두의 국제거래가격을 살펴보면 쌀(미국산) 가격은 작년 연평균 대비 28%상승한 톤당 1,125달러, 밀 가격은 46% 상승한 톤당 259달러에 거래됐으며, 옥수수는 44% 상승한 206달러, 대두는 35% 상승한 471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우리나라 쌀 자급률은 100%를 밑돌고 있다. 식량자급률은 45%, 곡물 자급률은 23%이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해당된다. 지금부터라도 식량 주권 확보를 위해 식량자급률을 높여 나가야 한다.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국방 안보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농지 확보는 기본이다. 농지 확보가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대도시 인근 농지의 경우 도시화, 산업화로 농지 잠식이 계속되고 있다.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지의 감소는 우리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농업진흥지역은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지속 가능한 영농이 이어지도록 지정 사유에 맞게 유지·관리할 필요가 있다. 식량 안보차원의 우량농지 보전을 위해서는 농업진흥지역처럼 농업보호구역도 태양광 설치를 엄격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다. 곡물 생산에 필요한 최소한의 농지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식량주권 확보는 아득하게 멀어질 수 있다.

정부에서는 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제1차 밀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마련해 2025년까지 밀 자급률 5%를 달성하고 2030년까지 10%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인 곡물가격 상승과 식량난 속에 단비와 같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다른 주요 곡물인 콩, 옥수수, 보리도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점진적으로 자급률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농업 관련 연구기관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재해와 병해충에 강한 신품종을 개발·보급하고 ICT(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지능화된 스마트팜을 확대해 나간다면 농촌 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새로운 첨단농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도시형 스마트팜 활성화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안정적인 식량 생산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생산한 식량을 장기간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다. 이상기후 등 기후변화에 따라 작물 생산량 예측은 해마다 어려워지고 있다. 풍년이 들어 식량 생산량이 증가한 해에는 최대한 많은 양의 식량을 장기간 안전하게 보관할 필요가 있다. 식량을 안전하게 장기간 보관하는 것은 식량 주권 확보의 또다른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식량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식량이 제때에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는다면 이는 생존의 문제가 될 수 있고 결국에는 사회적·경제적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유행하자 백신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언론매체를 통해 자주 들었다. 코로나19 백신 주권 확보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식량 주권 확보일 것이다. 코로나19 방역의 모범국이 되어 세계 각국으로부터 칭송을 듣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던 것처럼 식량 주권 확보를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식량 자급률을 높여 나가야 한다. 식량 주권 확보 문제는 이젠 결코 가볍게 보아서도, 마냥 뒤로 미뤄서도 안되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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