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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순자 대리사과' 광주 우롱하는 처사다
2021년 11월 28일(일) 18:25
전두환의 배우자 이순자 씨가 고인을 대신해 과거의 잘못을 사과했다. 이 씨는 27일 영결식에서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특히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두환 쪽에서 처음으로 한 공식 사과였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광주시민과 국민을 우롱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져 지탄을 받고 있다.

이 씨는 어떤 마음으로 사죄했는지 애매하다. 특히 전두환에게 가장 문제 되는 점은 신군부가 군을 장악하기 위해 벌인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억압하며 시민을 학살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씨의 사과는 이 같은 내용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입에 발린 사과만 했을 뿐이다.

게다가 전 씨 측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5·18과 관련된 언급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전 씨가 대통령으로서 '재임 중' 벌어진 일에 대해서만 사죄한 것이며, 5·18은 전 씨의 취임일인 1980년 9월 1일 이전에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 씨가 사망한 날 극단적 선택을 한 광주 시민군 이광영 씨 경우는 가슴 저리게 한다. 그는 5.18 당시 계엄군의 총을 맞고 하반신을 못쓰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진상규명을 위해 헬기 기총사격을 증언했다. 집권욕을 위해 수 백 명을 학살하고 헌정질서를 파괴한 전 씨는 호의호식하며 90살까지 누렸다. 그런데 전 씨 때문에 평생 고통 속에서 산 이광영 씨는 스스로를 버렸다.

이 씨가 정말 사과하는 맘이 눈꼽만큼이라도 있었다면 광주시민군 이광영 씨에 대해 한마디라도 했을 것이다. 국민적인 여론에 의해 마지못해 사과한 이 씨는 우리 국민과 광주를 우롱하고 당시 양심세력을 기만한 것이라고 단언한다. 참으로 기가 차고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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