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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광주 이동노동자 쉼터…제 역할 못한다

코로나19로 이용률 급감…일일 평균 방문 10명 미만
낮은 접근성·야간만 운영…"다양한 근로자 수용 못해"

2021년 11월 29일(월) 19:04
[전남매일=김민빈 기자]

광주시가 일정한 근로 공간 없이 이동하면서 근무하는 이른바 ‘이동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개설했으나, 현실과 맞지 않은 운영시간과 낮은 접근성 등으로 사업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특히 여성전용휴게실은 ‘이용자 부족’이라는 이유로 폐지되고, 코로나 19 장기화로 전체적인 방문자가 급감하면서 다양한 직종 노동자를 수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29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8년 2월1일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개소했다.

휴식공간 제공을 통한 이동노동자의 권리보호와 노동조건 개선을 주 운영목적으로, 서구 상무지구 차스타워 8층에 132㎡(약 40평)의 규모로 조성됐다.

앞서 광주시는 상시인력 달빛지기 2명이 하루 2교대로 시설 안내를 지원하고, 주간에는 노동·법률상담 및 근로자건강센터 등과 협조해 건강, 금융상담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복합노동센터로 운영한다고 쉼터를 소개했다. 개소 당시 구비 시설로는 남녀 전용 휴게실, 교육·회의실, 상담실 등과 컴퓨터, 휴대전화 충전기, 안마의자, 발마사지기 등이 있다. 그러나 올해로 개소한 지 4년이 다 돼가는 쉼터의 이용률은 감소하는 추세다.

25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전체 방문자는 2,462명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이후인 2019년도에는 6,344명이 이용했으나, 지난해부터 2,260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난 10월 한 달간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약 10명이었다. 오픈 당시 쉼터는 오전 9시에 문을 열었지만, 현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30분까지 단축 운영 중이다. 여성 전용 휴게실은 이용자가 적다는 이유로 폐지된 상태다.

이동노동자는 대부분 주간과 주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 이들이 많지만, 한정된 시간에만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시간 제약에 따른 불편으로 이용을 하지 않는 이들도 많다.

상무지구에서도 손님 수요가 적은 거리의 건물 꼭대기층에 있는 데다 주차장도 없어 이동노동자들의 편의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습지 교사 A씨는 “쉼터가 있는 줄도 몰랐다. 이곳저곳 이동하면서 일해야 하는데, 상무지구 건물 꼭대기로 가는 것부터 일이다”며 “화장실 이용에 고충이 많은데 개방화장실이나 늘려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 28일 저녁 8시께 찾은 달빛 쉼터에는 이동노동자가 아닌 제조업 종사자 1명만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남성 전용 휴게실에는 간이침대 2개가 구비돼있었지만, 여성 휴게실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전용 공간도 마련되지 않은 쉼터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녀노소 다양한 직업군이 이용할 수 있는 이동노동자 쉼터가 아닌, 야간 대리운전기사와 남성 노동자만으로 대상이 한정됐다는 지적도 나온다.달빛 쉼터에는 약 5억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 올해 기준 월 임대료 170만 원과 운영비 등을 합해 매달 1,100만 원가량이 나가고 있다.

광주시와 쉼터 관계자는 “여성분들의 이용률이 낮고 주로 야간 대리기사분들이 쉼터를 이용한다”며 “각 자치구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용자 만족도 조사를 진행해 추가 쉼터 조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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