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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주문 10건’ 기능 멈춘 앱 수두룩

(중)지역민 외면 무용지물
‘씽씽여수’ 등 3개 배달앱 낮은 인지도 고전 또 고전
잦은 오류 업체들 불신…1년간 다운로드 ‘0건’도
올 성과평가 지역 공공앱 41개 중 15개 폐기대상

2021년 11월 30일(화) 18:58
출처=아이클릭아트
■기획-봇물 이루는 지자체 공공앱 이대로 괜찮나



광주·전남 지자체들이 앞다퉈 개발한 공공앱 상당수가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불구, 홍보 부족과 관리부실 등 이유로 성과측정에서 폐기처분을 받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고, 야심차게 출시된 배달앱은 민간업체와 경쟁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제 기능 못하는 배달앱

광주·전남 지자체들이 출시한 공공배달앱은 광주 ‘위메프오’, 여수 ‘씽씽여수’, 강진 ‘강진배달’ 등 3개. 광주시 등은 소상공인들이 민간 배달앱 시장에서 강요받고 있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입비와 광고비를 없애고 중개수수료를 낮추는 등의 메리트를 통해 민간업체와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고전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각 지자체로부터 제출받은 올해 ‘전국 시도별 공공배달앱 운영 현황’에 따르면 여수시와 ㈜만나플래닛이 운영하는 배달앱 ‘씽씽여수’의 하루평균 이용자 수는 20명에 불과했다.

본격 운영을 시작한 3월 이후 현재까지 총 가입자 수는 6,379명으로, 가입자 대비 하루 평균 이용률이 1%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전국 지자체에서 운영중인 공공배달앱 가운데 최저 수준으로 사실상 기능이 멈춘 상태다.

가입자도 여수시 전체 인구의 2.1% 수준에 그쳐 인지도가 매우 낮은 상태다. 가맹점 역시 출시 첫 달 500개소로 시작해 4월 할인 이벤트를 통해 627개소로 증가했지만 현재는 오히려 6곳이 가맹을 취소해 621개소로 줄어든 실정이다.

앱 이용자 김영빈씨(31)는 “입점 업체들이 수수료를 낮게 갖고 가는 만큼 소비자에게도 낮은 배달비 등 혜택이 있어야 사용하지 않겠느냐”면서 “오히려 민간 배달앱보다 더 비싼 배달비를 받는 업체도 종종 있어 공공배달앱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입점 업체 대표 이모씨는 “소상공인들에게는 좋은 혜택이라 생각해 가입했지만 타 민간업체 배달앱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주문 건수가 낮다”며 “‘씽씽여수’를 통해 들어오는 주문 건이 한 달에 10건도 되지 않는 걸 보면 홍보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시가 운영중인 배달앱 ‘위메프오’도 비슷한 처지다. 이용자들은 떨어지는 가독성과 택배·주문 진행상황 확인 불가 등 다양한 문제점들을 호소하고 있다.

앱 이용자 김주형씨(29)는 “타 업체 배달앱에서 항상 시켜 먹는 가게가 위메프오 앱에서는 뜨지 않는다”며 “몇 분 전 배달을 시킨 업체도 이 앱에서는 ‘준비 중’이라고 적혀있는 등 서비스 이용에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가맹점주 최모씨(47·여)는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입점을 신청했지만 등록 기간만 두 달 넘게 지체되는 경우를 겪었다”며 “민간 배달업체의 수수료 독점을 막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기본적인 관리, 앱 최신화, 각종 홍보 등을 개선해 활성화 시키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메프오에 등록된 가맹점 수는 현재 6,011개로, 내년 12월까지 7,500개 가량의 가맹점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진군에서 자체 개발한 ‘강진배달’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지역 특성을 반영해 타 공공 배달앱과는 다르게 선결제 방식이 아닌 전화주문·후결제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입점 업체가 50곳에 그치고 있고, 회원가입 오류 등 각종 서비스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강진배달 입점 업체 대표 한모씨는 “배달앱 주 타깃이 젊은 층인데 ‘강진배달’ 존재 자체를 모르는 이들이 대다수다”며 “특히 나이가 많은 업주들은스마트폰 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 무조건 가입만 하라고 할 게 아니라 사용법을 제대로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진군 관계자는 “강진배달은 기존의 배달정보 책자를 이용해서만 주문을 시킬수 있는 문제점을 개선해 주민·관광객들에게 배달정보를 쉽게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앱이다”며 “군 특성상 고령인 자영업자들이 많고 배달이 가능한 업체도 100여곳 밖에 존재하지 않지만 정보제공 취지에 맞게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개선하고 가맹점도 늘려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올해 공공 배달앱에 개발에 착수했다 보류한 진도군 관계자는 “타 지역의 공공배달앱 운영 실적 등만 봐도 엄청난 적자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며 “큰 성과를 얻은 경기도처럼 광주·전남도 광역단위에서 통합해 추진하지 않는다면 민간 배달앱에 대항할 길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공앱 상당수 존폐기로

자치단체의 소식과 각종 정보 등을 제공하는 공공앱도 저조한 이용률로 상당수가 존폐기로에 몰리고 있다.

지난 2016년 개발된 광주시의 공공앱 ‘다가치그린 서비스’는 2억974만원의 제작비가 쓰였고, 유지비도 9,800여만원이 투입됐다. 이 앱은 광주시가 시책사업으로 추진한 ‘다가치 그린’ 동네 만들기 모바일 서비스로, 시민주도형 마을 공동체 회복 운동을 위해 개발됐다.

출시 당시 ‘다가치 신고’, ‘다가치 이벤트’ 등으로 앱이 7개였지만, ‘다가치 그린’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7개의 앱을 일일이 다운받아야 하는 등 설치에 장시간이 소요돼 이용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2018년 한 개의 앱으로 통합됐다. 하지만, 다운로드 건수는 2019년 1,179건, 2020년 498건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448만원을 들여 지난해 6월 출시된 광주시 공공자전거 앱 ‘타랑께’도 이용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앱 화면에는 GPS 기반으로 현재 위치 반경 내에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가 있다고 뜨지만 인근에 자전거가 존재하지 않는 점, QR코드를 이용한 반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 등 각종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또 타 지역 공공자전거는 24시간 이용이 가능하지만, ‘타랑께’는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이용이 가능한 점도 활용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타랑께’는 상무지구 거점 52곳에 200대가 배치돼 있지만, 올해 하루 평균 이용횟수는 전체(2만1,361건)의 약 3% 인 71건에 그치고 있다. 그 사이 민간업체 카카오T바이크는 지난 5월부터 광주지역에 1,000대를 투입해 지역 공공자전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올해 1월 광주시에서 개발한 ‘팜in광주’도 이용률이 현저히 낮아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사업비 2,000만원을 들여 광주시 농업기술센터의 스마트팜통합관제시스템과 연계하고 농가 환경 모니터링 등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앱이다. 하지만, 운영을 시작한 시점부터 올해 9월까지 총 누적 다운로드 수는 139건에 그쳤다.

활용도가 저조한 앱은 전남도 마찬가지다.

목포시에서 2018년 개발한 ‘목포시 스마트이통장넷’은 2,004만원을 들여 출시했지만 2019년 다운로드 수 589건을 끝으로 지난해에는 0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목포시청과 각 마을 이·통장들이 문서, 알림, 회의 등 행정정보를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지만, 무용지물이 된 상황이다.

고흥군이 지난 2018년 개발한 ‘고흥군 아이사랑’은 결혼, 임신의 주 연령대인 젊은 층을 겨냥해 실시간 정보공유 등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 앱은 다운로드 건수는 2019년 567건, 2020년 144건으로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공공앱의 저조한 이용률은 성과측정 지표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돼 행안부가 지난 10월 실시한 ‘2020년 공공앱 성과측정 및 정비계획 검토’에서 폐기 판정받은 광주지역 공공앱은 16개 대상 중 5개(▲광산365 ▲다가치그린서비스 ▲품질관리119 ▲알바지킴이 ▲광주2019)에 이르렀다.

전남도 25개 중 10개(전남도 ▲전남도청 ▲안심전남, 함평군 ▲함평 스마트 관광, 고흥군 ▲아이사랑 ▲스템프투어, 목포시 ▲스마트이통장넷, 신안군 ▲갯벌모실길, 여수시 ▲여수교통정보, 완도군 ▲안심귀가 서비스 ▲완도관광 스템프투어)가 폐기 판정을 받았다.

이와 관련, 윤창현 의원은 “지역 밀착 맞춤형 앱으로 제대로 된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며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세금 낭비 앱은 과감히 철수시켜 재정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채민 기자         임채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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