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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점령 배달 오토바이…보행자 안전 위협

서부시장 인근 대기장소 이용…행인들 충돌 '아찔'
굉음 등 소음피해도 심각…지자체·경찰 단속 뒷짐

2021년 12월 01일(수) 18:42
1일 오전 광주시 서구 화정동 인도 위에 불법 주정차 되어있는 오토바이들 사이로 한 시민이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고 있다. /김생훈 기자
광주 서구 화정동 일대 보행로가 불법 주·정차된 배달 오토바이들로 점령당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배달 주문이 접수되면 곧바로 출발해야 하는 라이더들의 여건상 인도를 대기 장소 겸 주차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할 지자체에서는 보행로를 점령한 배달전문업체 오토바이의 경우 단속할 권한이 없다면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시민들의 보행권 침해는 물론 안전사고 위험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1일 오전 11시께 서구 화정동 서부시장 인근 한 치킨집 앞 인도에는 3대의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 있었다.

불법으로 세워진 오토바이로 인해 이곳 보행로는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였고, 양손에 짐을 든 한 시민은 행여나 짐으로 오토바이를 칠까 봐 몸을 비틀어 아슬아슬하게 옆을 지나갔다.

또 다른 배달전문점 업체에서도 오토바이 4대를 불법으로 세워놓고 인도를 이륜차 주차장인 마냥 점령하고 있었다.

심지어 인도 옆 자전거도로마저 침범한 채 자전거 통행을 가로막았다.

이로 인해 자전거를 타고 오던 시민은 자전거도로에 주차된 오토바이와 충돌할 뻔하는 아찔한 상황이 목격됐고, 급하게 제동한 뒤 자전거에서 내려 오토바이를 빗겨 지나갔다.

배달을 마치고 돌아온 라이더는 보행 중인 행인을 아랑곳하지 않고 인도를 주행했으며, 그 옆을 걸어가던 행인들은 오토바이 굉음에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짓기도 했다.

특히 이 구간은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통학도로로 사용돼 청소년들의 통행이 잦은 곳이지만, 불법 주정차가 활개를 치다 보니 학생들의 안전사고 위험이 우려됐다.

문제는 이 같은 보행로 불법 주정차에도 관할 구청에서는 단속 근거가 없다면서 경찰에 떠넘기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 또한 민원이 접수될 경우에만 단속에 나서는 등 일회성에 그치고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이륜차 불법 주·정차는 경찰에서 단속과 범칙금을 부과를 담당한다.

교차로·횡단보도·건널목이나 인도 등 보행자가 다니는 곳에는 차량은 물론 오토바이도 주차할 수 없으며, 위반 시에는 범칙금 3만 원, 어린이보호구역은 9만 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경찰의 단속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인도에 불법 주차를 하거나, 인도를 침범한 주행을 일삼는 오토바이 사례는 끊이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농성동 주민 김 모씨(51)는 “인도에서 주행하거나 주차된 오토바이로 인해 불쾌감을 많이 느낀다”며 “단속은 어느 기관에서 하는 건지, 단속한다면 왜 근절이 안 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대학생 임 모씨(22)는 “시민들은 피할 수 있겠지만 시각장애인이나 어린이들은 큰 사고로 이어질 것 같다”면서 “시민들의 보행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한정된 인력으로 광범위한 지역을 관리하기에는 단속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범칙금을 부과하려면 위반 현장에 운전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도로교통법 개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자치구에서 단속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시민들의 불편을 방관하는 것이 아닌 조례 개정 등을 통해 경찰과 협력, 오토바이 불법 주정차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범칙금을 부과하려면 현장에 운전자가 있어야 하는데, 적은 인원으로 잠깐 주차하고 사라지는 이륜차들을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며 “민원이나 사고 내역에 대해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고, 관할 구청과 협조해 보행자 불편과 사고위험이 없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승현 기자         홍승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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