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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복권 열풍…“한주 5천원에 희망 건다”

광주 판매점 14곳, 최근 2년새 젊은 손님 20% 늘어
불안한 미래·경제난에 일확천금 ‘탈출구’ 기회로
심리 악용한 사기범죄 우려도…“중독성 주의해야”

2021년 12월 08일(수) 19:01
[전남매일=홍승현 기자] 최근 ‘인생 역전’의 꿈을 키우며 복권에 희망을 거는 MZ 세대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악의 취업난과 생활고로 소득이 불안정해지자 복권을 일확천금의 기회로 여기며 불확실성한 미래에 대한 심리적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평생 돈을 모아도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사회적 구조 등으로 인해 복권 열풍 현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6일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서 받은 자료 등을 보면 지난해 복권 판매액은 5조 4,152억원으로 5조원을 처음 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4조7천949억원과 비교하면 12.9% 증가했다. 2019년의 전년 대비 증가율 9.4%보다 높다.

올해 상반기 판매액만 2조 9,394억원으로, 이 추세로 가면 연간 판매액은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게 된다.

지난해 복권 판매량 또한 47억 3,700만건을 기록하며 2019년(43억 1,810만건)과 비교해 9.7% 판매량이 증가했다.

특히 20대 2명 중 1명은 매주 복권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 전문 사이트 ‘알바천국’이 20대 1,0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절반가량인 47.2%가 ‘정기적으로 복권을 구매하고 있다’고 답했다.

20대 연령층의 직업렬로는 ‘직장인’이 68.6%로 가장 높았고, 이어 취준생(53.6%), 대학생(40.3%) 등이 뒤따랐다.

응답자의 85.5%는 복권 열풍에 대해 ‘긍정적’이라 답했다. 이유는 ‘작은 확률이지만 인생 역전의 희망을 가질 수 있어서’(85.5%·복수응답)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그 뒤로 일상 속 재미를 줘서(59.0%), 복권 수익금이 사회적으로 이롭게 쓰이기 때문에(31.2%) 순으로 답변이 나왔다.

부정적이라고 답한 10.2%의 응답자는 높은 중독성(59.8%·복수응답)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처럼 복권에 관심도가 높아진 것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로 ‘인생 역전’을 노리는 청년들이 많아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광주의 경우 본지가 지역 복권 판매점 20곳에 대해 조사한 결과, 14곳의 업주들은 “코로나 이후로 2030세대 손님들이 이전보다 20% 정도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지역에서 1인 가구 거주율이 높은 쌍촌동과 전남대학교 인근 복권 판매점의 경우 20대 학생들의 발걸음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쩍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취업준비생 김 모씨(25)는 “코로나 이후로 2년 여간 취업에 성공하지 못하다 보니 부모님 눈치도 보이고, 하루하루가 답답해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일주일 5,000원이라는 작은 돈이지만, 소득이 적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투자는 복권뿐이라 주기적으로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 모씨(29)는 “근로소득만으로는 결혼자금 마련하기도 힘든데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은 어떻게 구매할지 막막하다”면서 “퇴직금 50억과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해 줄 아빠는 없고 복권만이 희망이라 생각하고 구매한다. 1등에 당첨되는 달콤한 꿈을 꾸며 인생 한방을 노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취업난과 경기불황 등으로 인해 복권에 의존하게 될 수록 그 심리를 악용한 사기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들어 당첨 번호을 알려준다는 사기 업체들도 덩달아 늘어나면서 복권 사칭 사기 등의 불법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남대 경제학과 김일태 교수는 “소득제약이 있는 20대들이 쉽게할 수 있는 투자가 복권이고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현상을 보인다”면서 “하지만 복권 또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고 중독성이 무리한 구매, 대출, 도박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승현 기자         홍승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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