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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값 급등 동네 카페 '울상'

광주지역 공급가격 2천~3천원 가량 올라
소규모 카페 가격변동 민감…작황부진 원인

2022년 01월 11일(화) 18:21
11일 오전 광주시 동구 한 카페에서 점주가 업체에서 구입한 생두 자루를 나르고 있다./김생훈 기자
[전남매일=김혜린 기자]“재작년 10년 만에 커피값을 500원 인상했어요. 손님들에게 다음 인상은 10년 후라고 약속했는데 지키지 못할 것 같아 걱정이에요.”

동구 동명동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정 모씨(55·남)는 최근 계속되는 원자재값 인상에 시름이 깊다.

11일 광주지역 내 원두 공급업체에 따르면 원두 가격이 올해부터 2,000원에서 3,000원가량 인상됐다. 한 공급업체는 기존 ㎏당 2만5,000원에 판매되던 원두가 2만8,000원으로 올랐다. 원두 생산단가가 20~30% 상승하면서 올해부터 판매가에도 반영된 것이다.

개인 카페는 원두를 1년 단위로 대량 구매하는 프랜차이즈 카페와 달리 소량으로 자주 구매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가격 변동에 민감한 소규모 카페들은 이번 원두값 상승으로 인한 타격이 크다는 반응이다.

정 씨는 재작년 커피값을 전체적으로 500원 인상해, 아메리카노 기준 3,000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다음 인상은 10년 후입니다’라는 안내문을 걸 정도로 10년 만에 깊은 고민 끝에 결심한 가격 인상이었다. 하지만 정 씨는 잇단 원자재값 인상에 또다시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정 씨는 커피콩을 볶기 전 상태인 생두를 공급받아 직접 로스팅한다. 로스팅 정도에 따라 맛에도 차이가 있지만 생두와 원두의 단가 차이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 씨는 “생두와 원두의 공급가는 1만원 이상 차이난다”며 “우리 가게는 생두를 받아 직접 볶기 때문에 3,000원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그나마도 위기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 씨는 “커피 한 잔이 밥 값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 업계 사람들이야 이유를 알지만, 고객들 입장에선 커피 한 잔에 5,000원씩 쓰기엔 부담이 된다는 것을 안다”며 “전체적으로 물가가 오르는 시기에 커피만큼은 부담되지 않는 가격으로 제공하고 싶었지만, 물가 안정이 되지 않는다면 1년 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생두를 받아 쓰는 우리 가게도 이 정도인데 원두를 공급받는 다른 일반 가게들은 더 힘들어한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이 모씨(25·여)는 “한 달 소비에서 커피값으로만 10만원을 넘지 않으려고 하는데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점심 먹고나서 커피 한 잔 하는게 힘든 직장생활에 유일한 낙인데, 최근 들어 커피값이 너무 올라 매일 사먹기엔 부담된다”고 말했다.교도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식 물가 품목 39개 중 커피를 제외한 38개 품목이 4.8% 가량 올랐다. 하지만 유일하게 가격이 동결됐던 커피마저 최근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국제 원두가는 지난해 4월부터 급격히 오르며, 지난달 미국 뉴욕ICE선물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원두 선물 기준 파운드(약 454g)당 2.5달러에 거래돼 10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한 국제 아라비카 원두의 가격은 지난 2020년 1파운드 당 1.13달러에서 지난해 12월에는 2.30달러까지 약 2년 만에 2배 이상 치솟았다.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이 가뭄과 냉해 등 이상 기후 현상으로 작황이 부진한 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제 물류망에도 차질이 빚어지며 가중됐다.

한편 원두값 상승은 대형 프랜차이즈도 비껴가지 못했다. 최근 스타벅스 코리아는 오는 13일부터 일부 음료 가격을 100원에서 400원씩 인상한다고 밝혔다. 아메리카노는 4,100원에서 4,500원, 카페라떼는 4,600원에서 5,000원으로 오른다. 이번 스타벅스 음료 가격 인상은 2014년 7월 이후 약 7년 6개월 만이다. 스타벅스 측은 “지금까지는 직간접적인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해왔다”며 “최근 원두 가격 급등 등 각종 원·부자재값과 국제 물류비 상승으로 가격 압박이 누적돼 음료 가격을 인상한다”고 설명했다. 맥심 커피믹스를 주력으로 하는 동서식품 역시 커피 제품의 출고 가격을 오는 14일부터 평균 7.3% 인상한다.
/김혜린 기자         김혜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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