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안수기의 건강백세] 고로쇠 백화, 자작나무 |
| 2022년 03월 24일(목) 1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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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기의 건강백세] 고로쇠 백화, 자작나무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며 캥캥 여우가 우는 산도 자작나무다/그 맛있는 모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감로같이 단 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산 너머는 평안도 땅도 뵈인다는 이 산골은 온통 자작나무다-백화(白樺), 백석(白石)
글 안수기그린요양병원장
그의 삶이 처연하다. 보다 극적인 것은 눈 덮인 한겨울이 아니다. 꽃샘추위의 이 시기 일 것이다. 그 모질고 세찬 계절을 이겨내지 않았는가? 그래서 더욱 애절하다. 봄에 대한 갈망이! 촉이 넘치는 인간들은 안다, 고난을 통해 더욱 단단해진다는 것을, 애절함이 올곧음으로 영글어진다는 것을. 그래서 먼저 찾는다, 그 처연한 체액을. 거기에 물이 있다. 박우물에서 솟는 단 샘물이 아니다. 온 몸으로, 계절을 쥐어짜서 만들어냈다. 하여 여기, 그가 있나니, 고로쇠이다.
어릴 때 ‘단수수’란 간식거리가 있었다. 사탕수수의 사촌뻘이다. 옥수수처럼 자란다. 밭고랑 사이에 심는다. 이름처럼 단물이 난다. 단맛에 대한 향수는 단수수즙을 빨면서 위안을 얻었었다. 동심의 향수이다. 간식거리로 먹을 만한 것이 크게는 없었다. 물론 큰 흉년으로 곡식이 없으면 나무껍질을 벗겨먹기는 했다. 일명 ‘초근목피’의 전설이다. 나무즙을 마신다는 말은 단수수 외에는 들어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드디어 인간이 나무 수액을 체취해서 마신다니! 새로운 식생활의 진화라 말할 수 있겠다.
이름이 중요하다. 이미지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의학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전통 한의학에서는 약재의 이름이 중요하다. 약효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뼈에 관련된 한약재가 있다. 예를 들면 ‘뼈를 보호한다’는 ‘보골지補骨脂’, ‘뼈가 부서진 곳을 보강한다’는 골쇄보骨碎補’등의 이름에서 효능을 암시하는 대목을 엿볼 수 있다. 소의 무릎처럼 튼튼하게 한다는 ‘우슬牛膝’도 대표적이다. 고로쇠라는 말이 흥미롭다. ‘뼈에 이롭게 하는 나무’라는 의미에서 ‘골리수 骨利水’에서 기원한단다. 물론 출처는 불분명하다. 민간에서 내려오는 이론이다. 하지만 일단은 흥미롭다. 뼈에 관한 언급이 이름에 있으니 효능을 암시하는 대목이리라. 다만 한의학에서는 약재의 즙은 사용하였으되 수액으로 마시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민간의 방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편 고로쇠는 단풍나무 과에 속하는 야생나무에서 채취한다. 다만 수액은 대부분의 모든 나무에서 체취가 가능하다. 최근 북부지역에서는 자작나무에서도 고로쇠를 채취한다고 한다. 고로쇠 성분을 분석해보았다. 주성분은 당류의 일종인 자당이다. 자당은 인체에서 소화기를 돕고 다양한 에너지를 내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위장기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울러 고로쇠에는 칼슘, 칼륨 및 망간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다. 인체의 골격형성에 필수품들이다. 미네랄은 피부의 대사에 좋고, 몸속의 노폐물을 제거하여 신진대사를 돕는다. 효능을 검증하자고 너무 호들갑을 피울 필요는 없다. 우리 주위에는 약수라는 이름으로 마시는 물이 많다. 고로쇠도 문화현상 쯤으로 받아들이면 될 듯하다. 다만 나무에 해가 안 되게 해야 하겠다. 필자가 고로쇠를 처음 접한 것도 어언 강산이 두 번은 변한 듯하다. 초기에는 어색하고 민망하기도 하였다. 마시는 방법이 다소 파격적이었기 때문이리다. 작은 축제마냥 친한 사람들과 밤을 지세며 마신다. 찜질방 등에서 오징어 씹으면서 큰 통에 담긴 고로쇠를 대접으로 마시는 진풍경이 있었다. 땀을 내면서 소변색이 엷어질 때까지 마셔야 한다고 기염을 토했다. 물 먹는 하마가 되어야 했었다. 코로나시대를 맞아 찜질방의 열풍이 사라질 위기니 그 마저도 추억의 한 편이 되었다.
봄이 왔다고 다들 호들갑이다. 하지만 필자에게 봄은 아직 요원하다. 봄이 왔건만 봄이 아니다. 하여 마음이 아직 굳게 닫혀있다. 행여 누군가가 ‘지리산 골짜기’나 ’평안도 땅도 뵈인다는 그 산골의 자작나무’에서 채취한 고로쇠라며 초대를 한다면 모를까? 봄은 그런 것이다. 마음에서 먼저 느껴야한다, 사랑도, 인생도. 거기 누구! 고로쇠로 봄을 초대하실 분 안 계신가?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며 캥캥 여우가 우는 산도 자작나무다/그 맛있는 모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감로같이 단 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산 너머는 평안도 땅도 뵈인다는 이 산골은 온통 자작나무다-백화(白樺), 백석(白石)
글 안수기그린요양병원장
그의 삶이 처연하다. 보다 극적인 것은 눈 덮인 한겨울이 아니다. 꽃샘추위의 이 시기 일 것이다. 그 모질고 세찬 계절을 이겨내지 않았는가? 그래서 더욱 애절하다. 봄에 대한 갈망이! 촉이 넘치는 인간들은 안다, 고난을 통해 더욱 단단해진다는 것을, 애절함이 올곧음으로 영글어진다는 것을. 그래서 먼저 찾는다, 그 처연한 체액을. 거기에 물이 있다. 박우물에서 솟는 단 샘물이 아니다. 온 몸으로, 계절을 쥐어짜서 만들어냈다. 하여 여기, 그가 있나니, 고로쇠이다.
어릴 때 ‘단수수’란 간식거리가 있었다. 사탕수수의 사촌뻘이다. 옥수수처럼 자란다. 밭고랑 사이에 심는다. 이름처럼 단물이 난다. 단맛에 대한 향수는 단수수즙을 빨면서 위안을 얻었었다. 동심의 향수이다. 간식거리로 먹을 만한 것이 크게는 없었다. 물론 큰 흉년으로 곡식이 없으면 나무껍질을 벗겨먹기는 했다. 일명 ‘초근목피’의 전설이다. 나무즙을 마신다는 말은 단수수 외에는 들어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드디어 인간이 나무 수액을 체취해서 마신다니! 새로운 식생활의 진화라 말할 수 있겠다.
이름이 중요하다. 이미지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의학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전통 한의학에서는 약재의 이름이 중요하다. 약효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뼈에 관련된 한약재가 있다. 예를 들면 ‘뼈를 보호한다’는 ‘보골지補骨脂’, ‘뼈가 부서진 곳을 보강한다’는 골쇄보骨碎補’등의 이름에서 효능을 암시하는 대목을 엿볼 수 있다. 소의 무릎처럼 튼튼하게 한다는 ‘우슬牛膝’도 대표적이다. 고로쇠라는 말이 흥미롭다. ‘뼈에 이롭게 하는 나무’라는 의미에서 ‘골리수 骨利水’에서 기원한단다. 물론 출처는 불분명하다. 민간에서 내려오는 이론이다. 하지만 일단은 흥미롭다. 뼈에 관한 언급이 이름에 있으니 효능을 암시하는 대목이리라. 다만 한의학에서는 약재의 즙은 사용하였으되 수액으로 마시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민간의 방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편 고로쇠는 단풍나무 과에 속하는 야생나무에서 채취한다. 다만 수액은 대부분의 모든 나무에서 체취가 가능하다. 최근 북부지역에서는 자작나무에서도 고로쇠를 채취한다고 한다. 고로쇠 성분을 분석해보았다. 주성분은 당류의 일종인 자당이다. 자당은 인체에서 소화기를 돕고 다양한 에너지를 내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위장기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울러 고로쇠에는 칼슘, 칼륨 및 망간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다. 인체의 골격형성에 필수품들이다. 미네랄은 피부의 대사에 좋고, 몸속의 노폐물을 제거하여 신진대사를 돕는다. 효능을 검증하자고 너무 호들갑을 피울 필요는 없다. 우리 주위에는 약수라는 이름으로 마시는 물이 많다. 고로쇠도 문화현상 쯤으로 받아들이면 될 듯하다. 다만 나무에 해가 안 되게 해야 하겠다. 필자가 고로쇠를 처음 접한 것도 어언 강산이 두 번은 변한 듯하다. 초기에는 어색하고 민망하기도 하였다. 마시는 방법이 다소 파격적이었기 때문이리다. 작은 축제마냥 친한 사람들과 밤을 지세며 마신다. 찜질방 등에서 오징어 씹으면서 큰 통에 담긴 고로쇠를 대접으로 마시는 진풍경이 있었다. 땀을 내면서 소변색이 엷어질 때까지 마셔야 한다고 기염을 토했다. 물 먹는 하마가 되어야 했었다. 코로나시대를 맞아 찜질방의 열풍이 사라질 위기니 그 마저도 추억의 한 편이 되었다.
봄이 왔다고 다들 호들갑이다. 하지만 필자에게 봄은 아직 요원하다. 봄이 왔건만 봄이 아니다. 하여 마음이 아직 굳게 닫혀있다. 행여 누군가가 ‘지리산 골짜기’나 ’평안도 땅도 뵈인다는 그 산골의 자작나무’에서 채취한 고로쇠라며 초대를 한다면 모를까? 봄은 그런 것이다. 마음에서 먼저 느껴야한다, 사랑도, 인생도. 거기 누구! 고로쇠로 봄을 초대하실 분 안 계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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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5년 1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