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민주화 성지 ‘광주’…대학생에겐 ‘먼 이야기’

전남대 5·18 추도공간 ‘썰렁’
“취업경쟁에 스펙쌓기도 벅차”
후세대 ‘역사의식’ 실종 우려

2022년 05월 16일(월) 18:58
1980년 5월 당시 신군부의 정권 장악에 맞서 싸운 대학생들.

현재는 고령이 돼 오월 정신 계승과 그 역사를 올바르게 알리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40여년이 흐른 지금의 대학생에겐 ‘먼 이야기’가 되고 있다.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희생과 헌신, 투쟁의 역사가 자리잡은 그 시대와 달리 현재는 취업이라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발버둥치며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군부독재 타파 선봉에 섰던 학생회 역시 5·18에 대한 관심이 크게 낮아지고 있어 역사인식 제고 등을 위한 대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16일 오전 광주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 민주의 길. 이 길은 전남대가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고 대학생들의 민주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 5·18 발원지이자 사적 제1호인 정문부터 교내에 산재한 민주화 운동 흔적과 11개의 기념공간을 연결해 조성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곳을 통학로로 사용할 뿐 기념공간을 방문하거나 박관현·윤상원·김남주 열사 등 전남대 출신 열사들의 기념패를 살펴보는 학생은 없었다.

5·18 광장 분수대 인근에 마련된 ‘박승희 열사·1991년 열사투쟁 12인 합동분향소’도 이날 오전까지 방문자는 2명에 불과했고, 방명록에는 지난달 24일부터 27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담겨 있었다.

그마저도 5·18과 관련된 행사가 주로 진행되는 5월인 만큼 타지역 대학생 또는 오월단체·졸업생들이 참여한 것으로 보여 교내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도는 저조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역 내 다른 대학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민주화운동에 대한 관심은 부족했다.

고 이철규 열사의 모교인 조선대는 잔디밭 한 켠에 기념비만 세워져 있고, 고 표정두 열사의 모교인 호남대도 캠퍼스 이전 당시 접근성 등을 문제로 5·18기념공원에 추모비를 두고 캠퍼스를 옮겼다.

또한 광주대를 포함한 대부분 대학이 가정의 달과 체육대회·성년의 날 등 학생들의 참여와 호응이 큰 행사에만 몰두하고 5·18 관련 행사는 물론 추모·기념일에 대한 홍보 또한 전무한 실정이다.

전남대생 양 모씨(24)는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신 열사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추모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막상 졸업을 앞두고 토익·자격증·논문 등 할 일이 태산이라 신경 쓰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역 내 한 대학 학생회장은 “5·18 42주기를 기념해 교내 사진 공모전 등을 진행하려 했지만 학생들의 관심 밖이라 참여율이 저조할까봐 걱정됐다”면서 “그러다보니 학생들과 밀접한 행사에 더 신경쓰게 됐고 예산문제 등으로 인해 5·18행사는 개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지역 대학생들이 5·18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오월 단체들은 후대에 민주정신 계승이 끊길 것을 우려했다.

조영표 5·18민주화운동 교육관장은 “현재 젊은 세대가 취업난 등을 겪고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면서 역사에 관심을 갖기 힘든 현실이다”면서 “많은 피를 흘려 고취한 민주화에 대해 후손들이 높은 민주의식을 갖길 바라고 교육청 등 공공기관에서도 이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승현 기자

홍승현 기자         홍승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