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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비 부담 줄이려 탔었는데"…경유의 배신

2008년 이후 14년만 가격 역전
내달 유가보조금 기준 낮춰도
일반 운전자들 부담은 여전

2022년 05월 22일(일) 17:32
광주·전남 평균 경유 가격이 13년 9개월 만에 휘발유 가격을 추월했다. 사진은 22일 전남의 한 주유소.
광주·전남 평균 경유 가격이 13년 9개월 만에 휘발유 가격을 추월했다. 최근 정부는 내달부터 경유 운송 사업자를 대상으로 유가연동보조금 기준 금액을 인하하며 지원을 확대했지만 일반 운전자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광주지역 평균 경유 가격은 리터당 1,975.42원, 휘발유 가격은 1,973.17원으로, 2.25원 차이로 경유가 휘발유를 앞질렀다. 전남 역시 평균 경유 가격은 1,992.93원, 휘발유 가격은 1,981.58원으로, 11.35원 차이로 경유가 더 비쌌다.

이같은 경유의 ‘가격 역전’ 현상은 2008년 6월 금융위기 이후 13년 9개월 만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경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데다 급등한 국제 유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유류세 인하폭을 확대하며 심화됐다. 지난 1일부터 정부가 유류세 인하폭을 30%로 확대하며 휘발유는 74.73원, 경유는 52.17원 인하됐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광주지역 평균 경유 가격은 리터당 1,906.55원으로 휘발유(1,966.85원) 가격보다 60.3원 낮은 가격에 판매됐다. 다음날인 5월 1일 유류세 인하폭이 확대되면서 휘발유(1,945.15원) 가격은 21.7원, 경유(1,893.9원) 가격은 12.65원 낮아졌다.

휘발유 가격은 약 일주일간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지난 6일을 기점으로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지만 현재까지 유류세 인하 전인 지난달 30일 가격을 넘어서지 않았다. 반면 경유는 이틀 만에 상승세로 전환하며 지난 10일 1,910.74원으로 지난달 30일 가격을 넘어서 나날이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광주지역에서 경유를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주유소들도 늘어나고 있다. 광주지역에서 경유를 휘발유보다 비싸거나 같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주유소는 183곳에 달했다. 이 중 16곳은 경유를 2,000원대에 판매하고 있었다.

가장 차이가 많이 나는 서구의 A주유소는 경유(2,029원)를 휘발유(1,975원)보다 54원 더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화물차와 택시 등 경유 차량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의 부담이 가중되자 정부는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기준 가격과 기간을 확대했다. 정부는 내달부터 경유 운송 사업자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경유 유가보조금의 지급 기준을 기존 1,850원에서 1,750원으로 100원 낮춘다. 지급시한 역시 당초 7월말까지에서 9월말까지로 2개월 연장한다.

유가보조금은 지급기준 가격을 넘어서는 차액의 절반 금액을 지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지원금을 리터당 50원 추가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22일 전국 경유 평균 가격(1,995원) 기준으로 보면 1,750원을 뺀 245원의 절반 금액을 정부에서 지원해, 평균 가격보다 122.5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연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경유 차량을 구매했다는 이 모씨(31·남)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기름값이 계속해서 오르더니 결국 휘발유보다 비싸져 화가 난다”며 “유류세 인하 외에 경유 차량 소유자를 위한 지원도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경유 차량으로 담양까지 매일 출퇴근하는 김 모씨(33·남)는 “운전할 일이 많아 연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유 차량을 구매했다”며 “경유를 2,000원대에 판매하고 있는 주유소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일반 경유 차량 운전자에 대한 지원이 없어 전기차로 바꿔야하나 고민하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김혜린 기자         김혜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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