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물줄기가 전달하는 숭고미

송필용 '물 위에 새긴 시대의 소리'
최근 3년간 작업한 회화 30여 점
기교 없이 그린 폭포, 땅과 강줄기
오는 31일까지 서울 이화익갤러리

2022년 05월 24일(화) 17:35
송필용 작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이다’
역사의 무게를 깊이 있는 사색의 시각으로 담아내는 송필용 작가의 23번째 개인전 ‘물 위에 새긴 시대의 소리’ 전시가 오는 31일까지 서울 이화익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3년간 작업한 30여 점의 회화 작업인 ‘심연의 폭포’와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이다’, ‘역사의 흐름’ 연작을 선보인다.

전시된 그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것은 바로 ‘숭고미’다. 에드문트 바크를 거쳐 칸트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논의된 숭고미는 감성이나 오성, 구상 등에 의해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감각에 의해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이러한 숭고미는 일상의 경지를 뛰어넘는 고결한 정신적 아름다움으로, 인간은 여기에서 아름다움이나 모든 존재의 인식 근거가 되는 것이자 초월적인 실재를 뜻하는 이데아를 느끼는 동시에 우리의 인식능력 범위를 넘어서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 등 양가적인 감정을 동시에 느끼도록 한다.

송필용 작 ‘역사의 흐름’
그러나 이번 연작의 일부인 ‘심연의 폭포’와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이다’ 시리즈에서 느껴지는 숭고미는 마치 인간의 상식이나 기술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담론, 또는 자연경관을 마주한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이는 바로 ‘무(無)’를 기반으로 한 숭고미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무’는 세계의, 태초의 시작이자 곧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근원적인 아름다움 중 하나다. 인간이 무를 목도했을 때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두려움과 동시에 이 모든 것들의 존재에 대한 경외심을 느끼게 되는 등 양가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도 바로 이런 것이다. 어떠한 미술적 기교도 없이 그저 하늘에서 땅으로 올곧게 수직 낙하하는 그림 속 폭포는 고요하게 관람자를 덮치며 내면을 정화하고 치유하는 동시에 설명할 수 없는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송필용 작 ‘심연의 폭포’
‘역사의 흐름’ 연작은 거대한 대지를 흐르는 구불구불하고 거대한 강줄기의 흐름을 통해 지난한 역사의 기록을 안고 있는 땅과 강이 가지고 있는 힘과 강렬한 에너지를 전달한다. 그의 작품 속 넓디넓은 대지 한가운데를 관통해 흐르는 강줄기는 고요하면서도 힘차다.

곧은 물줄기 속에 지나온 역사의 궤적을 담아내는 동시에 앞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시대의 힘을 새겨낸 그의 작품은 일상 속에서는 느낄 수 없는 숭고미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오지현 기자         오지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