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늦어서 죄송합니다”…5·18 계엄군 ‘눈물로 참회’

조사위, 전일빌딩서 ‘만남의 장’ 마련
당시 공수여단 소속 간부·병사 등 3명
오월어머니 등 희생자 유가족에 사죄

2022년 05월 24일(화) 19:07
5·18 최초 사망자로 기록된 김경철 씨의 어머니 임근단 씨가 당시 계엄군을 끌어안으며 눈물을 터트리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진압작전에 투입된 계엄군 3명이 5·18 희생자 유가족들을 만나 사죄하고 용서를 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오월 어머니들은 눈물로 이 사죄를 받아들였다.

24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5·18 조사위)에 따르면 최근 광주 동구 전일빌딩 9층 ‘오월어머니-트라우마 사진전’ 전시장에서 5·18 진압작전에 참가한 계엄군 3명이 희생자 유가족과 피해자 가족 등 10명을 만났다.

이번 만남은 5·18조사위가 당시 계엄군들의 방문전수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만나 사죄하고 싶다는 일부 계엄군의 요청을 받았고, 피해자 가족들에게 제안해 성사됐다.

만남의 장은 지난 19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진행됐고, 당시 제3공수여단 소속 계엄군이었던 김모 중사와 박모 중대장은 지난 19일에 제11공수여단 최모 일병은 지난 20일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5·18 첫 희생자로 기록된 김경철 씨의 어머니 임근단 씨를 비롯 5·18 피해자 가족 등이 참석했다.

김 중사와 박 중대장은 유가족들과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머리 숙여 사죄한 후 “늦었지만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너무 죄송하다. 우리가 당시 너무 심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 순간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을 끌어안은 임씨는 “이제라도 찾아와줘서 고맙다. 무참하게 죽어간 내 아들을 만나는 것 같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이어 김 중사와 박 중대장은 당시 현장에서 자신들이 목격한 장면과 진압과정에서 대검으로 시위대를 찔렀던 과정 등을 증언했다.

이에 대해 5·18 희생자 유가족들과 피해자 가족들은 “양심선언과 증언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느냐”며 “계엄군들이 가지고 있는 무거운 기억과 트라우마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옛 전남도청 지킴이단 추혜성 어머니는 “그동안 우리 유족어머니들은 용서해주고 싶어도 용서할 상대가 없었다. 비록 늦었지만 이렇게 찾아와줘서 고맙다”며 “당신들도 명령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내려와 고생했는데, 우리도 피해자지만 당신들도 또 다른 피해자임을 알고 있다”고 위로했다.

다음날 유가족들을 만난 당시 제11공수여단 최모 일병도 “오늘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용서해주신 그 마음을 다른 계엄군들에게도 알려서 더 많은 제보와 증언이 나올 수 있도록 설득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연식 5·18조사위 조사2과장은 “어머님들이 계엄군들의 사죄와 고백을 받아주시고 용서해주시면 더 많은 계엄군들이 마음을 열고 증언과 제보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며 “앞으로도 만남의 자리가 계속해 이어갈 수 있도록 5·18조사위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환준 기자
#2022052401000811300025211#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