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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침입 방패막 ‘범죄예방 인증제’ …지역마다 제각각

광주 북구·서구지역 한 곳도 없어
동구 42곳 가장 많아…편차 심해
스토킹 범죄예방 안전시설도 미비
“1인 가구 사회안전망 구축 시급”

2022년 06월 23일(목) 18:13
23일 오전 광주시 북구 중흥동 한 원룸 1층 창문에 방범용 쇠창살이 설치돼 있지 않아 주민들이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다./김생훈 기자
혼자 사는 여성을 상대로 한 주거침입 등 범죄를 막기 위해 도입된 ‘범죄예방 우수시설 인증제도’가 지역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자가 안심할 수 있는 정주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시행된 지 6년이 지났지만, 홍보 부재로 참여도가 크게 떨어져 지지부진한 상태로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1인 가구가 많이 거주하는 원룸의 경우 범죄예방 장치가 부실로 인해 스토킹 등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안전 귀가 등을 돕는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강력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2016년부터 지역 내 아파트와 대형 마트 주차장 등을 대상으로 범죄예방 우수시설 인증 제도를 운영해왔다.

2017년부터는 여성 1인 가구가 많은 원룸 등을 인증 대상에 포함해 확대했다.

범죄예방 우수시설 인증제는 경찰서 범죄예방진단팀(CPO)이 체크리스트(총 69개 항목)를 활용해 주차장 등 시설물에 대한 범죄예방환경 정밀진단을 실시한 후 기준에 적합한 시설에 인증패를 수여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광주에서 범죄예방 우수시설로 인증받은 원룸은 지역별로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구는 42곳의 범죄예방 우수시설이 지정돼 지역에서 가장 많았고, 광산구와 남구는 각각 7곳, 3곳이었다.

반면, 1인 가구와 젊은 세대 거주율이 높은 북구와 서구지역 원룸의 경우 범죄예방 우수시설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실제로 이날 북구 중흥동의 한 원룸에 가보니 주거침입 등 범죄 발생 우려가 커 보였다.

건물에는 방범창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공용 출입문 또한 비밀번호 잠금장치가 없어 통제 없이 안으로 드나들 수 있었다.

특히 성인 남성의 경우 가스배관을 타고 원룸 창문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전남대 근처의 한 원룸도 2층 창문까지 이어져 있는 가스배관으로 타고 오르기 쉬운 구조였다.

대학생 서 모씨(23·여)는 “원룸 주변은 골목이라 밤에 귀가할 때 주변에 돌아다니는 사람도 적고 집에 누가 침입해도 도움을 구할 방법이 없어 불안하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도 아니고 범죄가 발생해야 방범 시설을 구축할 생각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학교 졸업반인 조모씨(26)는 “안전불감증인지 범죄가 예고하고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최소한의 장치는 필요하다”면서 “집이 가장 안전한 공간이 돼야 하는데 범죄 장소가 돼 버리면 어떡하나, 외부인 출입금지 팻말로 범죄자가 뒤 돌아서 갈거라 생각하냐”고 코웃음을 쳤다.

이처럼 거주지역에 따라 범죄예방 우수시설이 제각각인데다 주거침입 등 범죄예방을 위한 안전시설이 미비한 실정이다.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9~2021년) 광주지역에서 주거침입으로 검거된 인원은 총 706명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9년 260명, 2020년 257명, 2021년으로 189명으로 매년 200여건 안팎이었다.

주거침입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1월 서구에서 헤어진 여자친구를 가둔 채 폭행해 경찰에 형사 입건된 20대 남성이 불만을 품고 다시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소동을 벌이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북구에서 원룸 집주인이 20대 여성이 혼자 사는 방에 비밀번호를 누르고 침입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주거침입 범죄가 계속 반복되고 있는 만큼 지역별 여건을 고려한 범죄예방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창문에 달린 방범창이나 현관의 반사 거울 등으로도 주거침입 시간을 늦추거나 우발적 범행을 막을 수 있다”며 “민간에서 자체적으로 방범시설을 조성할 수 있도록 혜택을 만들고 지자체에서도 골목, 원룸촌 등 범죄에 취약한 지역에 범죄예방시설을 지원해야한다”고 말했다. /민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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