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수도권 규제 완화…지역대학 존립 '기로'

■ 반도체 인프라 구축하자 - (중) 지방대 소멸 가속화
목포대 등 입학생 미달 사태 심화
전남 국공립 신입생 등록률 최저
실험실습·연구실 등 조성 수십억
“학령인구 감소로 소멸위기 우려”

2022년 08월 11일(목) 17:50
정부가 최근 발표한 ‘반도체 인재양성 방안’을 놓고 지방대 소멸과 지역 불균형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방대의 경우 청년 인구의 수도권 유출과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해 신입생 충원에도 가뜩이나 힘겨워하고 있지만, 현재 정부 방안은 수도권과 지방대 간의 격차를 더 키워 결국 수도권 대학들에만 유리한 결과를 낳는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11일 광주시·전남도와 지역 대학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100만 디지털인재 양성’과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방안’ 추진을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대학설립·운영규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대학이 석·박사 정원을 증원하려면 교사·교지·교원·수익용 기본재산의 4대 요건을 모두 100% 충족해야 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고급·전문인재의 수요가 많은 첨단분야에서는 교원확보율 100%만 충족하면 석·박사 정원을 증원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 대학들의 경우 반도체 관련 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수도권 대학과의 경쟁에 있어 우위를 점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나마 광주·전남에서 반도체 인재 양성에 있어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는 목포대학교 정보전자공학과 역시 최근 2년간 신입생 미달 사태를 면치 못했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환경이 열악한데다 지역 산업도 미비해 반도체 관련 정규직 R&D엔지니어 양성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목포대 정보전자공학과 A 교수는 “학과 정원이 미달되기 전에는 광주지역에서 거주하는 학생들이 목포대로 진학하는 비율이 70~80% 됐지만, 현재는 10%에 불과한 실정이다”며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학과 정원 확대 등은 지방대 소멸을 가속화할 수 있고,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결국 지역이 아닌 교육 인프라가 뛰어난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2021년도 대학 신입생 등록률’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지역 일반대학 신입생 등록률은 96.5%로 전년에 비해 3.2%p 감소했다.

국공립대학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0.1%p 낮아진 99.9%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제주(100.0%) 다음으로 가장 높았지만, 사립대학의 경우 작년과 비교해 4.3%p 감소한 95.2%로 전국에서 10번째로 낮은 신입생 등록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남지역 일반대학 신입생 등록률은 89.6%로 전년에 비해 6.0%p 감소했고, 이중 국공립대학은 전년에 비해 9.7%p 감소한 89.7%를 기록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사립대학 신입생 등록률은 89.5%로 작년과 비교해 1.4%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를 중심으로 한 ‘탈 광주·전남’ 현상은 더욱 심각했다. 올 1분기 광주·전남지역 20대 순유출인구는 각각 1,139명, 2,350명으로 인구 유출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경기 등에 비해 일자리가 부족한데다 교육 인프라가 더 나은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청년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학령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를 맞고 있는 지방대로선 정부의 반도체 인재 양성 정책이 수도권 쏠림 현상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도권에 비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대학의 경우 강의실, 교수연구실, 실험실습 기재실 등 관련 시설을 갖추는데 소요되는 비용만 수십억원에 달해 재정적으로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지역 대학 관계자는 “정부의 방침은 수도권과 지역의 기회를 동등하게 준다고 하는 것인데, 이미 수도권은 지방대에 비해 앞서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며 “입학 정원마저 채우기 힘든 상황 속에서 수도권 집중 현상을 막는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지방대학들의 존립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고 말했다. /최환준 기자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