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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종말’

김선성 광주시교육청 정책기획과장

2023년 01월 24일(화) 17:44
김선성 광주시교육청 정책기획과장
생산과 소비 모두 초다극화로 바뀌고 있다. ‘평균의 종말’을 저술한 토드 로즈 교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역량은 더욱 중요시되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개개인성’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개개인성의 원칙을 들쭉날쭉의 원칙,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 세 가지로 설명한다. ‘들쭉날쭉’은 인간은 일차원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매우 복잡한 존재로, 평균적으로 판단하는 체격이나 지능도 세분화하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맥락’은 요즘 유행하는 MBTI와 같은 성격유형 판단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며, 상황과 맥락에 따라 성격의 표출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경로’는 삶의 여정 역시 같은 결과일지라도 길은 여러 갈래이며, 가장 잘 맞는 경로는 각자의 개개인성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런 경로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인간, 상황, 경로의 개개인성 즉 다양성을 품지 않고서는 미래 교육을 논하기는 어렵다.

나를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찾는 것, 즉 진로 역량 탐색이다. 따라서 학교는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고 원하는 활동을 맘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고교학점제가 학생의 개개인성을 존중해 진로에 따른 과목 선택권을 보장함으로써 참여형, 맞춤형 수업을 추구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그러나 정작 현실은 평균을 요구하는 시스템 속에 아이들을 묶어놓고 있다. 교육제도 특히 입시제도는 개개인성을 존중해 변화하는데 많은 기다림을 요구한다. 우리 아이들은 개개인성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자신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학교를 원한다. 자기 생각과 의지대로 배우고 성장하고 기회를 열어주는 교육과정을 바란다. 제도의 변화를 기다리기보다 학교 현장에서 개개인성을 이해하고 활용할 조건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자치(自治)는 스스로와 다스림의 의미가 함께 들어있다. ‘스스로’는 개개인성을 담보로 한다. 내가 없는 학교, 내가 없는 활동, 내가 없는 수업은 아이들에게 큰 의미가 없다.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학교는 “이것 한번 해 볼까?”라는 개개인성의 생각을 총합해 “우리 이것 한번 해 보자”라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학교 안에서 어떤 생각이 있다면 언제든지 실현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때, 개개인성은 더 확장되고 역량은 커질 수 있다. 좋아하고 잘하는 영역이 직업적 특성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과 연계한 학습으로 발전하게 된다. 다스릴 치(治)는 물 수(水)와 기쁠 이(台)가 합쳐진 글자다. 물(水)을 잘 다스리면 백성들이 기뻐한다(台)는 뜻이다. 물 하면 떠오르는 말이 노자의 상선약수(上善若水)이다. 그가 물을 최고로 여겼던 것은 항상 낮은 곳에 머물며 만물을 이롭게 하고, 남과 다투지 않아 겸허와 부쟁(不爭)의 덕을 지닌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자치는 나를 포함해 여럿이 또는 모두와 함께 하는 것이다. 자신의 개개인성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개개인성도 존중해야 하고,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면서 겸허와 부쟁의 태도를 키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각자의 경로를 인정할 때 모두 기뻐하는 학교, 생동감 넘치는 학교를 만들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 스스로 자신이 어떻게 배우고 문제를 해결하는지 학습의 과정을 되돌아보고, 학생의 삶과 연계한 실생활 맥락 속에서 학습 내용을 습득, 적용 실천하는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학습을 지향하고 있다. 학교에서의 자치, 교실에서의 자치, 수업에서의 자치가 ‘개개인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때 우리 아이들의 미래 역량은 더욱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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