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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교차로 우회전’…적색신호에도 ‘쌩쌩’

■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 일주일
광주 도심 곳곳 여전히 혼선
새로 바뀐 신호등 설치 전무
“제도정착…단속·홍보 절실”

2023년 01월 31일(화) 18:32
지난달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동 한 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 사이로 우회전하는 차량들이 주행하고 있다.
“일시정지인지 서행인지 아직도 헷갈리네요.”

우회전 신호등이 녹색 화살표 신호일 경우에만 우회전할 수 있도록 하는 도로교통법이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운전자들 사이에선 여전히 혼선을 빚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북구 운암동 한 교차로.

운전자들은 여전히 차량 신호가 적신호인데도 불구하고 속도만 줄인 채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진행했다.

한 검정색 택시는 앞선 차량이 교차로에서 서행하기 시작하자 답답했는지 경적을 울리며 위협하기도 했다.

특히 광암고 인근의 한 교차로의 경우 신호등이 없어 차량들이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보행자 사이로 연달아 지나가는 아찔한 광경도 목격됐다.

지난해 7월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르면 횡단보도에 통행하는 사람이 있거나 통행하려는 사람이 있을 때 일시정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달 22일부터는 보행자 유무에 상관없이 교차로에서 전방 적색신호일 경우 일시정지해야 하며, 우회전 시 우회전 신호등이 있는 곳에서는 적색신호일 경우 무조건 정지해야 한다.

운암동 주민 김 모씨는 “보행 신호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차량에서 경적을 울려대니 눈치를 보며 통행하게 된다”며 “운전자들에게 확실하게 무엇이 바뀌었지 알려줘야 법의 실효성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슷한 시각 남구 방림동 한 교차로도 마찬가지.

이곳 교차로 역시 적색 신호인데도 차량 10대 중 3대는 일시정지하지 않고 그대로 통행했다.

한 차량은 신호를 무시한 채 우회전하다 보행자를 발견하고 급히 횡단보도 한가운데 멈추기도 했다. 또 한 트럭은 노인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데도, 보행자 신호가 빨간색으로 바뀌자 속도를 높여 주행했다.

운전자 주 모씨는 “우회전 때 항상 일시정지를 하지만, 보행자가 없거나 눈에 띄지 않을 때는 서행하게 된다”며 “우회전 신호등이라도 도입된다면 신호를 지킬 텐데 평상시에는 자신도 모르게 그냥 지나친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우회전 전용 신호등 도입 등을 담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혼선을 빚고 있어 제도 정착이 헛바퀴를 돌고 있다.

경찰은 오는 4월 21일까지 3개월간 계도기간을 거친 뒤 본격적인 단속에 나서지만, 광주지역의 경우 현재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곳이 단 한곳도 없어 바뀐 규정을 시민들이 숙지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이 때문에 실효성 있는 제도 정착을 위해선 시민들의 운전 인식 제고와 지속적인 홍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찰서 한 관계자는 “다음 달 광주 지역에 설치될 우회전 신호등은 보행자의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교통 혼잡을 더 야기시킬 수 있다”며 “꾸준한 단속·계도 활동을 통해 제도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9~2022년) 광주지역에서 발생한 우회전 교통사고는 2,905건(사망 15명·부상 4,302명)으로 나타났다.

/민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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