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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리셀’ 젊은 세대 노린다…중고거래 사기 ‘주의보’

3년간 온라인 범죄 7,800여건
대포폰·통장 범인 검거 어려워
“신분·물품 확인 후 거래 필수”

2023년 03월 21일(화) 18:08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사기 형태가 이렇게 다양한 지 몰랐어요.”

대학생 박 모씨(24)는 최근 1,000여만원 상당의 중고 거래를 시도하다 상대방이 돌연 잠적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SNS에서 알게 된 업자 A씨는 명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며 박씨에게 접근했다. 박씨는 업자 A씨가 ‘아는 지인이 미국에서 크게 명품 사업을 한다’, ‘유명인이 한두 번 착용했던 것을 그대로 수입해오니 저렴하게 팔 수 있다’며 유혹했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또 A씨가 실제로 온라인 쇼핑몰을 몇 년간 운영해 왔고, 라이브 커머스 방송도 진행하면서 구매자들로부터 신뢰를 쌓았다고 전했다.

이에 박씨는 지난 1월 유명 명품 브랜드 P사와 D사의 가방, 시계 등을 구매하기로 결정하고 원가의 50% 정도인 1,000여만원을 선입금했다. 그러나 A씨는 이달 초 돌연 잠적해 연락 두절됐다.

박씨는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젊은이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명품을 구입할 수 있다며 지속적이고 치밀하게 접근했다”며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명품 리셀이 유행하고 있고, 용돈벌이도 가능하다고 생각해 덜컥 덫에 빠졌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광주 지역에서도 온라인 비대면 중고거래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이들은 ‘리셀(인기 있는 물건을 제 가격이나 비교적 싼 가격에 사서 비싸게 되팔아 돈을 버는 일) 열풍’과 경제적 부담이 큰 젊은 층을 대상으로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광주 지역에서 중고거래 사기 발생 건수는 2020년 3,227건, 2021년 2,235건, 2022년 2,344건 등으로 매년 2,0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중고거래 사기가 꾸준히 발생한 데에는 중고거래 플랫폼 활성화와 2030세대의 명품 리셀 열풍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중고 명품 거래는 고이비토, 구구스, 필웨이 등 오프라인 매장이나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뤄졌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도 명품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중고 거래 플랫폼 ‘ㄷ 사’에 명품가방을 검색해 보니 광주 지역에서만 70여 개의 물품이 거래 중이었다. 가해자들은 이러한 점을 악용해 위치·개인정보 인증 등이 없어 상대적으로 보안에 취약한 SNS에서 피해자들과 거래를 유도했다.

이날 기준 더치트(금융사기 방지 서비스)에 A씨의 계좌·전화번호를 조회한 결과 피해 건수는 770건, 금액은 24억 1,400만원에 달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직장인 차 모씨(24)는 “ 제 값을 주고 명품을 구매하기엔 부담돼 가족과 지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거래를 시도했다”며 “각종 방법으로 본인 신분과 거래가 안전하다는 말을 번지르르하게 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지난해 중고거래 사기 검거 인원은 428명에 그치는 등 가해자들은 대포폰·통장을 활용해 단속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훈 조선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돈을 받고 잠적해버리는 사기가 증가하고 있는데 싼 가격으로 피해자를 현혹하는 거래는 진위 여부를 꼼꼼히 따져뵈야 한다”며 “구매자의 신분과 상품 상태, 유통 절차 등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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