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연극계 성폭력 사건 해결 대책위원회는 30일 오전 서부경찰서를 찾아 수사기관과 재판부의 엄중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102개 단체와 675명이 참여한 탄원서에는 “광주 연극계 성범죄는 나이, 성별, 직책, 사회경험 등 모든 면에서 상당한 권력 차이를 가진 극단 대표나 연출 등에 의해 일어났다”며 “간곡한 마음으로 광주연극계 성폭력 사건에 대한 엄중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책위는 “지난해 7월 가해자 3명에 대한 형사 고소를 진행했으며 현재까지 경찰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피해자들은 연극계 배제와 추방을 각오하고 두려움 속에서 어렵게 용기를 내 사건을 알렸지만, 가해자들은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며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회생활 경험이 짧은 20대 초반 여성들을 대상으로 범죄행위를 자행한 것뿐 아니라 모든 희망과 꿈, 사회와 사람에 대한 믿음마저 앗아갔다”며 “이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 아닌, 권력을 이용해 성폭력을 가능하게 했던 예술계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극계 내 성폭력·성범죄에 대한 은폐와 침묵은 피해자들의 생존권과 존업성을 파괴하는 폭력이자 범죄다. 다시는 연극이라는 이름으로 성범죄가 자행돼서는 안 된다”며 “지역의 예술인들이 더이상 같은 피해로 고통받지 않고 안전하게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수사기관 및 관계 기관에서 엄중히 수사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김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