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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추석 연휴 외롭지 않게” 쓸쓸한 취약계층 향한 온정들

독거노인·장애인 ‘나홀로 추석’
연휴기간 복지사·이웃 단절돼
고독사·극단선택 등 우려 커져
곳곳 송편 전달·안부확인 행사

2023년 09월 25일(월) 19:32
광주시 서구와 양3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25일 추석을 앞두고 돌봄이웃 60세대를 방문해 송편을 전달하고 안부를 전했다./김혜린 기자
“자식들도 이제 나이가 많아 못 오는데 추석 명절이라고 다를게 뭐 있나. 어느날 평소와 똑같이 잠에 들어 그대로 못 깨어나는게 소망이오.”

25일 오전 광주시 서구 양3동의 한 주택가.

65년간 이곳에 거주한 강순옥 할머니(95·가명)는 40여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홀로 살고 있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앞둔 강 할머니의 집에서는 텔레비전 소리도 없이 적막만이 흘렀다.

‘어머니, 건강하세요’라고 적힌 꽃바구니는 언제 받았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뽀얀 먼지가 앉은 채 방 한 켠에 자리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 한 동네를 지켜온 강 할머니는 수 십년간 동네 이웃들이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명절이면 음식과 정을 나누며 함께 지내던 동네 주민들도 세월이 흘러 병이 들고 쇠약해지면서 하나 둘 세상을 떠난 것이다. 강 할머니는 텅 빈 마을 골목을 보면서 외로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강 할머니의 다섯 자녀도 어느덧 칠순을 넘기며 발길이 뜸해졌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온 가족이 모여 명절을 지낸 날은 기억조차 가물한 옛날 일이 됐다.

강 할머니는 “옛날에는 명절이면 온 동네가 북적이고 전 부치는 고소한 냄새로 가득했는데 지금은 명절인지 조차 모르게 마을이 조용하다”며 “마지막으로 송편을 먹은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서구는 양3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 돌봄이웃 60세대를 대상으로 추석맞이 송편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강 할머니는 송편보다도 안부 확인차 방문한 사람들의 발길이 더 반가운듯 보였다. 적막이 가득했던 강 할머니의 집에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자 할머니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았다. 할머니는 건네 받은 송편을 한 편에 미뤄둔 채 직원들의 손을 꼭 잡고 환하게 웃으며 오랜 시간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번 추석 명절 어떻게 지내냐’는 복지사의 질문에 강 할머니는 “추석이라고 평소와 다를 것 없다”며 “상경한 자식들이 예순, 칠순을 넘겼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오겠냐”고 아쉬워했다. 이어 “그래도 올해는 막냇손자가 온다는 소식을 전해왔다”며 “하루 자고 가지 못한다고 해서 아쉽지만, 명절이라고 손주 얼굴 보면서 밥 한 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광주지역에서 홀로 거주하고 있는 독거노인 수는 6만8,46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는 추석 연휴 기간 돌봄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 2만4,236명에게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응급안전서비스, 무료급식을 지원하는 등 독거노인 사고발생 예방을 위한 보호·지원 정책을 강화한다.

광주시 관계자는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은 긴 연휴 기간 동안 이웃과 단절돼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며 “맞춤돌봄서비스 제공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독거노인 사고발생에 대한 신속한 보고체계를 확립해 안전한 추석을 보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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