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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못 받으면 어떡해"…전공의 떠난 병원 환자들 '발동동'

<전남대·조선대병원 가보니>
전공의 300여명 집단 이탈
환자들 진료 취소될까 초조
복지부 강제이행명령 방침

2024년 02월 20일(화) 19:19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 대란’이 가시화한 가운데 20일 광주 전남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러 온 시민들이 이동하는 의료진들을 바라보고 있다./김태규 기자
“환자의 병이 협상권인가요. 이제 아프면 어떡해야 하나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이탈한 20일 오전 동구 전남대학교병원.

병원 접수처 대기실은 혹여나 진료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하는 환자들로 업무가 개시되기 한참 전부터 북적였다.

진료 접수 절차가 시작되고 환자들은 원무과에 ‘오늘 검사를 받을 수 있을지’, ‘수술은 가능한지’ 등을 질문했지만,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13년 전 신장이식을 받고 매달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혈관외과를 방문하고 있는 임모씨(60·여)도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소식을 듣고 초조해하며 병원을 방문했다.

그는 이날 예정대로 진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집단 사직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장기적인 진료를 받지 못할까 우려했다.

임씨는 “혹여나 후유증이 생길까 매달 진료를 봐야 하는 상황인데, 전공의들의 파업으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할까 봐 걱정이다”며 “갑작스럽게 아프거나 제 경우처럼 주기적으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에겐 치명적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내시경 수술을 받으러 온 김모씨(71)도 “실제 진료가 어떻게 될지 확실히 알려주지 않아서 너무 답답하다”며 “오늘 내시경조차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고, 내시경 결과 혹여 문제가 있으면 수술 날짜를 제대로 잡을 수 있을까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비슷한 시각 동구 조선대학교 병원도 마찬가지.

접수를 기다리는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진료를 받지 못할까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전날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우려해 환자들이 몰린 것과 달리 이날 병원 로비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내과 진료를 받으러 온 정모씨(77)는 “나이가 들다 보면 기침하는 것도 혹시 큰 병일까 봐 걱정되는데 이제 아프면 어디로 가야 하느냐”며 “정부와 의사가 협의 없이 서로 강력하게 대치만 하면 답이 나오겠냐. 둘 다 환자 목숨을 협상권으로 쥐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한 요양보호사는 환자가 진료를 받는 동안 수십 차례 가족과 연락하며 상황을 전달하고 있었다.

요양보호사 양모씨(55)는 “평소에도 환자가 걷기 힘들 정도로 아픈 상황이라 외진을 나오면 가족들의 걱정이 커지는데, 이날은 진료를 받지 못할까봐 수시로 상황을 전달했다”며 “히포크라테스 선서에서도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 하라고 하는데, 진료에 차질이 생겨 환자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누굴 탓해야 하냐”고 토로했다.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상급종합병원이자 3차 의료기관인 전남대병원 내 전공의 319명 중 245명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 207명이 무단결근했다.

또 다른 3차 의료기관인 조선대병원 역시 전공의 142명 중 108명(레지던트 77명·인턴 31명)이 사직서를, 6명이 연가를 제출하며 결근했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전남대·조선대병원 이탈 전공의 249명에게 개별 문자메시지로 업무개시 명령을 내렸다.

복지부는 미복귀자에 대해서는 불이행확인서를 발부하고 추가로 강제이행명령도 내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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